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아름다운 섬, 울릉도
곰병키 | 2018-11-28 08:4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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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동항 촛대바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불러 봤을 노래 '독도는 우리땅'. 평균기온과 강수량, 정확한 위치를 노래로 부를 정도로 독도는 우리에게 가기엔 어렵고 먼 곳이지만 익숙한 섬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나에게 울릉도는 앞에서 말한 독도를 꾸며주는 가사의 한 부분, 호박엿과 오징어가 유명한 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울릉도나 가볼까?'라는 생각은 살면서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었고 죽기 전에 울릉도를 가봐야겠다는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 섬의 아름다움은 거리에 비례한다고 할까? 지금까지 난 우리나라 섬 중에 최고는 제주도라고 생각하고 살았고 그곳에서 1년여간 지냈었다.

하지만 2박 3일 울릉도 여행을 통해 난 제주 성애자에서 울릉도 성애자이자 예찬론자가 될 정도로 울릉도가 보여준 아름다운 모습에 홀딱 반하고 말았다. 황홀하다고 해야 할까? 좀처럼 쓸 일이 없는 단어지만 울릉도의 모습은 그랬다. 정말 황홀하기 그지없었다. 누구라도 이곳을 찾는다면 그 아름다움을 표현할 적절한 감탄사가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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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동항 일출>

새벽 5시 30분이 조금 넘은 시간이었을 거다. 묵고 있던 모텔 옥상에 올라가 삼각대를 펴고 가장 멀리 찍을 수 있는 렌즈를 낀 뒤 담배 하나를 물고 하늘이 붉어지길 만을 기다렸다. 타들어가는 담뱃불 색깔과 비슷한 것 같다. 속도마저도. 좀 더 로맨틱하고 멋스러운 말이 생각이 안 난다. 깊숙이 빨아드린 담뱃불만큼 환하게 불타오르는 붉은 태양. 나만 부지런한 줄 알았는데 촛대바위 옆에 몇 명의 사람들이 나와 같은 풍경을 기다리고 있었다. '당신들도 오늘 돌아가나요? 전 오늘 돌아가요. 이 광경을 아마 못 보고 갔으면 두고두고 후회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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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풍감>

모노레일 타고 내려 호젓한 오솔길을 걷다 만난 대풍감. 걷는 동안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도 사정없이 불어내는 시원한 바람 덕분에 어느새 추위를 느낄 정도다. 무딘 칼로 몇 번의 칼질 끝에 잘라낸 단면처럼 보이는 대풍감 주상절리의 풍광. 옛날 대풍감은 배를 만들기에 알맞은 나무가 많이 있어 낡은 배를 타고 여기에 와서 새 배를 만들어 돛을 높이 달고 바위 구멍에 닻줄을 메어 놓고 세찬 바람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볼 수 없는 풍경이지만 돛을 올려 펼친다면 금방이라도 망망대해를 향해 달려나갈 대풍감의 모습이다. 당신과 함께라면 어디든 좋으니 닻을 한번 올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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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하전망대에서 바라본 북면 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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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도>

울릉도 여행 중 날씨가 좋다면 다른 곳은 잠깐 제쳐두고 관음도부터 꼭 가보라 권하고 싶다. 보석처럼 빛나는 바다, 때 묻지 않은 원시림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한 계단 오를 때마다 큰 숨을 몰아쉴 정도로 가파른 계단의 연속이지만 정상에 올라 내려다본 북면 바다와 연도교가 만들어낸 그림 같은 풍경은 가쁜 숨을 몰아쉬던 당신에게 산소호흡기를 단 것 같은 편안함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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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가이드>

울릉도 여행은 택시를 타고 하기엔 만만치 않은 가격이고 렌트를 하기엔 길도 험하고 좁아 추천하고 싶지 않다. 잘 포장된 아스팔트 길도, 마음껏 속력을 내 달리고 싶은 시원한 길도 없다. 터널 앞에 신호등이 있을 정도니 말 다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최고의 가이드가 안내해주는 버스가 있다. 20인승, 40인승 두 종류의 버스가 운행한다. 같은 가격을 내고 타지만 기사님 옆자리나 뒷자리에 앉는다면 개인 가이드와 함께 여행하고 있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재치있는 말솜씨와 여행 정보, 그들이 들려주는 울릉도 이야기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울릉도의 모습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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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창 밖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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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구미 거북바위>

일주도로를 따라 달리는 버스를 타고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언제나 관광 시간이다. 패키지여행에서 가이드가 손님들에게 자유시간을 주는 것처럼 말이다. 배차 시간이 좀 더 길면 바위 안쪽 뒤쪽까지 샅샅이 보고 싶었지만 멀리서 그냥 보는걸로 달래본다. 화려한 저동, 도동과는 달리 소박하니 기억에 많이 남는 동네. 파도가 치면 서로 부딪히며 큰소리를 내던 몽돌해변의 자갈, 따뜻한 더덕 주스 한잔.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건 이게 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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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버 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스폿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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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돌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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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산책로>

일방통행은 아니지만 도동에서 저동방면으로 걷는 걸 추천한다. 반대로 걸으면 지옥을 맛보게 될 수도 있다. 내로라하는 해안 산책로를 전부 가봤지만 이만한 곳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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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에 가면 꼭 들려야 한다는 그 횟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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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진 않다. 하지만 어디선가 들려오는 색소폰 소리가 내 귓가에 맴돌기 시작하면서 낭만적인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촛대바위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걷다 보면 여기저기 삼삼오오 모여 앉아 술 한 잔씩 건네며 큰 목소리로 떠드는 이들, 사랑을 속삭이는 사람들, 휴대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생각에 잠기는 이들, 나처럼 무거운 삼각대를 짊어지고 나와 사진 찍는 사람 그리고 그림을 그리고 계신 분도 보인다. 울릉도가 선물한 그 날의 밤은 그냥 그렇게 모두 저마다의 추억을 만들고 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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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볼 때마다 순간순간 기억나는 추억들이 심장을 간지럽게 만든다. 사진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울릉도는 너무 많은 모습을 보여줬으나 글로 그 풍경을 표현할 필력이 부족함이 한탄스럽다. 아마 혼자 울릉도를 찾게 된다면 울릉도와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고, 사랑하는 사람과 찾는다면 삼각관계가 되거나 둘 중 하나는 분명 상대에 대한 감정이 더 커질 것이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될수 있으면 꼭 둘이 가는 걸 추천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모두 담기엔 두 눈으로는 부족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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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병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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