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3대 전나무 숲, 월정사 숲길을 걷다
담차 | 2019-07-08 09:10:00

울에서 강원도 평창으로 가는 길. 버스에 몸을 싣고 창밖을 바라본다. 달리면 달릴수록 고층 빌딩, 아파트, 빽빽한 건물들이 사라지고 나무와 풀, 산이 보인다. 그럼 어느새 진부 터미널에 도착이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시선 끝에 산봉우리가 걸린다. 고즈넉한 풍경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월정사로 가는 길까지 하나하나 눈에 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다. 전나무가 가장 먼저 반겨주는 곳, 월정사 전나무 숲길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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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의 입구임을 알리는 일주문

매표소를 거쳐 숲길로 들어서자 울창한 전나무가 보인다. 풀 내음이 기분 좋게 코를 건드려 나도 모르게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게 된다. 흙을 따라 자박자박 걷는 발소리와 지저귀는 새 소리가 듣기 좋다.

그렇게 걷다 보면 커다란 입구가 보인다. 일주문이다. 절의 입구임을 알리는 문으로 모든 중생이 자유롭게 드나들라는 의미에서 문짝을 달지 않았다고 한다. 장엄하게 서 있는 풍채가 걸을 준비가 되었느냐 묻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몸과 마음을 단정히 하게 된다.


IMG_0786_1_49651018.jpg:: 전나무 숲길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걷는다.
원적외선을 함유한 황톳길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다.

발바닥에 차가운 흙이 닿는다. 위로는 나무들이 서늘한 공기를 뿜어대니 더위도 잊는다. 식물성 살균 물질인 피톤치드가 뿜어져 나오는 숲길을 따라 걸으니 마음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여길 봐도 초록, 저길 봐도 초록이다. 온통 초록의 향연이다. 길 양쪽으로 죽 늘어선 전나무는 키가 얼마나 큰지 하늘을 올려다봐야 끝이 보인다.


IMG_0787_1_61907806.jpg:: 맞닿아 있는 전나무

월정사 전나무 숲은 광릉 국립수목원의 전나무 숲, 변산반도 국립공원 내소사의 전나무 숲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전나무 숲으로 꼽힌다. 평균 수령이 80년인 전나무 1800여 그루가 있으며 숲을 걷다 보면 600년이 된 할아버지 전나무도 볼 수 있다.

천년의 역사를 쌓아온 사찰의 곁을 지켜 천년의 숲으로 불리기도 한다.
천년의 숲이라니, 신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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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원을 차곡차곡

걷다 보면 누군가가 소원을 담아 차곡차곡 쌓았을 돌탑이 보인다.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나씩 조심히 쌓아낸 모습을 보자니 아름답다. 몸도 마음도 차분해지는 순간이다. 숲을 따라 나 있는 오대천의 물소리까지 들으니 금상첨화다. 자꾸만 걸음을 멈추고 소리를 듣게 된다.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는 언제 들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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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여운 다람쥐

숲길을 걷다 보면 눈길을 끄는 것도 있다. 심심치 않게 보이는 다람쥐다. 이리저리 빠른 몸짓으로 움직이는 다람쥐가 신기해 한참을 보게 만든다. 사람을 무서워하거나 경계하지 않는 모습으로 보아 이들에게도 익숙한 풍경인가 보다. 그렇게 약 1km를 걷다 보면 저 멀리 금강교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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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서 본 금강교

맑은 물 위로 다리의 모습이 일렁댄다. 음이온이 뿜어져 나오는 오대천 위에 자리한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다. 눈에 담고 사진에 담게 만드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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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교를 건너기 직전

금강교는 울창한 나무 밑에 있어 햇볕을 피할 수 있었던 것과는 달리, 반짝이는 햇살을 머금은 오대천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생기를 띠는 자연의 모습에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금강교를 기점으로 왔던 만큼 다시 걷는다. 쉬엄쉬엄 걷다 보면 다시 일주문이 나온다. 절의 입구였던 게 이번엔 출구가 된다. 다음엔 좀 더 멀리 걷고 싶다는 생각으로 일주문을 한 번 바라보며 인사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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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일주문으로

전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 때문일까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숲길을 걷고 공기를 들이마시고 물과 새소리를 들으며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만끽한 시간이었다. 온통 초록의 향연인 월정사 전나무 숲길이 앞으로도 푸르름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언제 걸어도 좋을 숲길 그대로, 천년의 시간을 지켜왔듯이.

 

Info. 월정사 전나무 숲 길
주        소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 374-8 월정사
입  장  료어른 3,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500
홈페이지 http://www.woljeongs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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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차
담차

매일 무언가를 쓰는 사람 담차입니다. 책, 차, 고양이와 여행을 좋아합니다. 제주도 한 달 살기를 한 뒤 <겨우 한 달일 뿐이지만>을 펴냈습니다. 작지만 소중한 것들에 귀 기울이며 글을 쓰고 기록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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