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맑은 날이라면, 망설임 없이 하코다테
홍대고양이 | 2019-07-0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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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북단 홋카이도는 여름이 늦고 짧다. 초여름에도 선선한 바람결 따라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그래서 초여름 맑은 날이라면, 망설임 없이 홋카이도 하코다테를 권한다.



하코다테 명소
  1   하코다테 모토마치, 하치만자카 슬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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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날 하코다테의 눈부신 풍경은 마음속 깊이 각인되어 있다. 그 정점에 있는 것이 항구도시 하코다테에서 이국적 정취가 스민 언덕이 모토마치다. 

모토마치에서 가장 인기 있는 언덕이 하치만-자카 슬로프(Hachiman Zaka slope; 八幡坂)다.

과거 하코다테 부교청(Bugyo office)이 있던 모토이-자카(Motoi-Zaka) 슬로프 정두에 신사 하치만구(Hachimangu)가 있었다. 1804년 부교청을 확장하면서 하치만구 신사 이름을 따서 길 이름을 하치만-자카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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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독특한 거리 풍경이라 하코다테를 여행한다면 꼭 권한다. 저 높은 산꼭대기에서 막힘없이 쭉 뻗은 도로가 항구까지 이어진다. 전차 스에히로초(末広町) 역에서 금방이다. 

모토마치에서 하치만자카 슬로프를 가장 곱다 꼽는 건 막힘없이 흐르는 시선 덕분이다. 쭉 뻗은 길에서 올라가는 길 끝에 하코다테 산이 보인다.

내려가는 길 끝은 하코다테 항이다. 길 따라 경쾌하게 내려간다.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가르며 달리면 최고일 것만 같다. 해저터널 생기기 전 일본 본토- 홋카이도를 잇던 마슈마루(摩周丸)가 정박된 모습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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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에서 바다를 향해 달리는 도로를 따라 가옥들이 늘어서 있다. 하코다테, 명소 모토마치를 걸으면 생각도 막힘없이 쭉 뻗어 시원하게 뚫리는 기분이 든다. 고민들이 있다면 시원하게 해법을 향해 풀련가는 경쾌한 기분이 든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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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순간을 위해서 여행을 하는 게 아닐까 싶다. 걸으며, 풍경 보며, 생각을 정렬하고 다독이는 시간이다. 생각의 속도는 이동의 속도와 같다. 걷는 속도로 세상을 바라보고 발걸음 리듬에 따라 맞춰 숨을 쉰다. 걸을 때 비로소 풍경 속에 온몸이 부드럽게 스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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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도로와 그 집을 지나면 항구에 다다른다. 하치만자카 길 끝은 바다의 시작. 번성기와 영화로움을 잃은 항구는 고요함과 맑음을 얻었다. 그저 투명에 가까운 블루다. 파르라함이 하늘에서 흘러내려 일렁이기 시작하면 바다가 되나 싶은 정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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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 파랗게 일렁이는 바다를 둘러싸고 선 창고 건물들과 이 모든 것을 호위하는 듯 서 있는 초록빛 산들. 여름이 짙어지기 전 초여름에만 느낄 수 있는 맑고 투명한 정경이 눈부시게 펼쳐진다.



하코다테 명소
  2   가네모리 아카렌가 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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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만자카 슬로프 끝은 바다이자 가네모리 아카렌가 창고다. 푸른 바다 옆 붉은 건물은 눈길을 끌게 마련이다. 일본 도쿄 요코하마에도 아카렌가 창고가 있고 하코다테에도 아카렌가 창고가 있다.

창고 나들이가 하코다테 항구 나들이의 백미다. 항구에는 정박시설과 함께 붉고 커다란 건물이 늘어서 있다. 파란 하늘 아래 세월감 어린 붉은 벽돌 건물. 가네모리 창고(Kanemori Red Brick Warehouse; 金森倉庫)다. ‘빨간 벽돌 건물’이란 의미의 ‘아카렌가(赤レンガ)’라는 애칭으로 널리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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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의 존재는 하코다테가 근대 일본 개항 항구였음을 알려 준다. 당시 서양문물이 쏟아지던 항구에 무역도 성했다. 물류거점이었다. 서양 물품 수입상이었던 와타나베 쿠마시로(渡邉熊四郎)는 이곳에 1887년 하코다테 최초 영업용 창고를 짓는다. 가네모리 창고다.

하코다테가 번성하는 만큼 그는 무역으로 막대한 부를 쌓았다. 그러나 홋카이도(북해도) 정치 경제 중심지가 삿포로로 이동하고 항공운송이 발달하면서 하코다테를 거치는 물류가 줄어들었다. 자연히 창고 영업 규모도 줄어들었다. 창고는 점차 소용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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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나라 주요 항구 일대에 지어진 거대한 화물 창고들은 항구 기능이 쇠퇴하면서 폐물 취급되어 부수어질 수도 있지만 새로 역할을 부여받을 수도 있다. 캐나다 그랜빌 아일랜드(Granville island), 미국 뉴욕 브루클린 일대의 창고는 숍, 공방 등으로 변모했다. 여기도 그렇다. 상업시설로 변신했다.

1988년 가네모리 창고에 레스토랑, 상점이 입점한 '하코다테 히스토리 플라자'가 생겼다. 지금은 '가네모리 요모노칸' 'Bay 하코다테' '가네모리 홀' 등으로 확장되었다. 과거 속에 현재가 기능적으로 자리하며 공존한다.



하코다테 명소
  3   쇼핑천국 가네모리 아카렌가 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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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네모리 아카렌가 창고 거리는 크지 않다. 초입엔 하코다테 맛집으로 꼽히며 체인도 많은 럭키 피에로 햄버거 가게가 있다. 골목 입구에 예스러운 건물이 붉은 계열 색으로 칠해져 있다.

관광지풍 버스가 달리고 사람들은 경쾌하게 소요한다. 항구는 오늘날 나들이 장소다. 빛 좋은 날이라면 이 지역 숍 & 카페 창가에서 느릿하게 골목 풍경을 관조하는 일도 괜찮을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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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창고는 멋진 숍으로 변신하여 볼거리가 넘친다. 문 열고 들어간다. 언제나 슈퍼마켓, 선물가게 탐방은 흥미진진하다. 이 지역 특산물이 뭔지 한눈에 보인다. 한껏 모양낸 선물 패키지도 볼거리다. 

홋카이도 바다의 풍부한 해산물을 갖가지 맛으로 조미해 포장해 판다. 유제품이 특히 많다. 홋카이도는 유제품으로도 유명하다. 구릉지대 초지에서 사육한 소, 양에서 얻은 우유로 솜씨 좋게 갖가지 치즈, 버터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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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 개미지옥은 가네모리 창고 중에서 요모노칸(金森洋物館), 즉 가네모리 서양 물품점이다. 오타루 유리공방에 찾아들었나 싶게 한다. 모두가 반짝인다.

가네모리 요모노칸의 콘셉트는 이국의 꿈을 판매하는 상점(異国の夢を売る店)이란다. 작고 눈부신 꿈들이다. 가네모리 창고 초대 창업자가 서양의 풍요로운 생활을 그리며 문 열었던 조그만 상점이 이제 창고 건물 2개를 꽉 채우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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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비한 오타루 공예 상점 거리 숍을 여기에 응축해 둔 마냥 유리공예품이 많다. 유리에 빛은 굴절되고 반사되어 찬란하게 부서진다. 

직접 만들 수 있는 액세서리 공방을 겸하고 있으며 갖가지 공예품을 다채롭게 구비하고 있다. 손대면 깨질듯한 아름다움이 그득하다. 이국의 꿈을 판다니, 그 서양의 낭만 동경을 담뿍 안고 있는 소품들이 사랑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이렇게 여러 창고 문을 열고 들어가다 보니 금방 지날 것만 같았던 항구 창고 거리에 오래 머물게 된다.


   Information.

* 가네모리 아카렌가 창고
(Kanemori Red Brick Warehouse; 金森赤レンガ倉庫)
- 주소 : Hokkaidō, Hakodate-shi, Suehirochō, 14番12号 〒040-0053  (北海道函館市末広町14番12号) 
- 운영시간 : 09:30~19:00
- 홈페이지 : hakodate-kanemori.com

* 가네모리 요모노칸
(Kanemori Red Brick Warehouse - 金森洋物館; Youbutsukan)
- 주소 : 13-9 Suehirocho, Hakodate, Hokkaido 〒040-0053 (노면전차 주지가이(十字街) 역에서 걸어서 5분)
- 운영시간 : 09:30~19:00
- 전화 : +81 138-23-0350
- 운영시간 : 09:3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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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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