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유학일기, 겨울 도시 하얼빈에 찾아온 봄
르웨이빈 | 2019-08-12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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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빈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시나요? 바로 "겨울 축제"가 아닐까 싶어요. 빙등제가 열리는 하얼빈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겨울 축제의 도시랍니다. 이런 차가운 도시에도 늦은 봄이 찾아왔죠. 한국에선 새싹이 돋아나고 꽃소식이 많았지만 하얼빈에서는 가끔 눈도 내리고, 꽃 먼지가 심하게 날려 마치 겨울 같은 인상이 강했어요. 그런 하얼빈에 점점 봄이 오더니 교정에도 꽃들이 하나둘 피기 시작하더라고요. 봄이라는 건 사람의 마음도 뭔가 파릇파릇 새싹을 피우게 하는 신비한 매력을 가진 계절 같아요.

하얼빈의 겨울은 무척이나 회색빛이 짙은 곳이에요. 그래서 초록의 색을 찾아보기 힘들죠. 제가 있는 교정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봄이 왔다는 걸 기숙사에서 내려다보이는 도로 사이로 솟아난 푸른 나뭇잎을 통해 알 수 있었어요. 봄이 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는 건 점점 얇아지는 옷과 그리고 날씨 변화 또 도로에 피고 지는 나무, 꽃들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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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의 핫플 '중앙대가'

가장 번화한 중앙대가도 러시아를 닮아 형형색색 곱지만 옷차림은 두껍고 뭔가 어두운 빛이 가득했던 하얼빈이었어요. 하지만 봄을 맞은 하얼빈의 변화를 이곳에서도 나중에는 느낄 수 있더라고요. 사람들의 발걸음도 가벼워졌지만 그 이유가 옷차림에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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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에서 가장 유명한 벚꽃 명소를 아시나요? 학생들 사이에서도 아름답다 소문난 곳을 다녀왔답니다. 저희 학교 교정에는 듬성 듬성 나있는 벚꽃이 다였지만 이곳을 가보니 왜 명소가 되었는지 알겠더라고요. 하얼빈에 거주 중인 사람들이 다들 이곳으로 몰려든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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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벚꽃 명소를 가다

수업을 마치면 딱히 할 일이 없다며 친구들은 여행을 가곤 해요. 저는 일이 늘 있는 편이어서 보통 기숙사에 틀어박혀 있는 편인데요. 봄이 온 하얼빈의 얼굴도 너무 궁금하더라고요. 그래서 수업을 마치고 문뜩 꽃이 보고 싶었어요.. 서울은 한창 벚꽃이 만개해서 인스타를 가득 메우고 있는데 겨울의 끝자락이 물러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곳 하얼빈에서도 벚꽃이 곱게 피었다는 정보가 저를 설레게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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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공정대학교
74 Xuefu Rd, Nangang Qu, Haerbin Shi, Heilongjiang Sheng, China

다른 나라에 비해 늦은 꽃망울을 틔운 것이지만 다소곳이 핀 벚꽃을 보니 한국도 그리워졌어요. 해외에 나오면 고국이 그리운 건 당연하지만 매번 해외에 체류 중인 제가 한국의 벚꽃이 그리워질 줄은 몰랐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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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공대에 체류하다가 공정대를 방문하니 저희 학교는 정말 작은 규모였더라고요. 공대라 그런지 분위기도 조금 더 칙칙한데 공정대는 분위기가 무척이나 화사하고 밝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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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공정대의 벚꽃 명소는 체육관이 위치한 제일 안쪽으로 들어가야 만날 수 있답니다. 교정을 조금 걸어서 지나쳐 제일 깊숙히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셈인데요. 벚꽃은 피고 지는 게 굉장히 짧아서 '때'를 잘 맞춰서 가야 하더라고요. 하얼빈 공정대도 1~2주 사이에 피고 지고를 한다고 하여 서둘러 저도 찾아갔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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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서일까요? 제가 갔던 평일 오후에도 사람들이 제법 많이 몰렸더라고요. 현지인들은 이날 아름다운 전통 복장과 학생들은 졸업식 가운 등과 코스프레 복장을 갖추고 사진을 담는 것에 열중하고 있었어요중국은 왕홍(블로거)의 인기가 많아지면서 예쁜 장소, 예쁜 의상을 갖추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어요관광지나 유명 공원 등을 방문하면 예쁜 옷을 입고 멋진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 분들이 참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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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정부 지정 100개 중점 육성대학 중 하나이며 1953년에 설립됐답니다. 현재 전국 대학 순위 47위 정도의 중국 명문 대학이에요. 면적은 약 125.61평방미터, 건축 면적은 103.22 평방미터 정말 넓죠? 캠퍼스는 중국 전통식과 서구형식으로 골고루 갖춰진 듯 보였답니다. 또 이곳에는 40여 개 이상이 연구기관과 150여 개의 교육 연구소 등 다양한 연구, 실험실도 갖추어져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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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공정대는 다른 대학과 달리 분위기가 전통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그래서 뭔가 중국의 아름다운 유적지 등을 방문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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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이 고요하면서도 정취가 뛰어나 현지인들의 산책로가 되고 있었어요. 공원과 잘 조화되어 학교가 만들어져 있고 또 유럽처럼 마을과 학교가 잘 융화돼 있는 게 중국 학교랍니다. 우리나라는 대학교라고 하면 단독적인 느낌이 강하지만 영국은 마을 내에 위치해 있어 마을인지 학교인지 잘 구분이 가지 않잖아요. 그렇듯 중국도 유사한 형식을 띠고 있답니다. 마을 속에 학교, 학교 속의 마을이라는 독특한 공존 방식을 가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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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의 벚꽃이 피는 시기는 5월! 6월이면 조금 늦은 감이 있는데요. 5월 중순이면 활짝 핀 화사한 벚꽃을 만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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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지나 5월이 되니 하얼빈의 모든 시민들이 봄을 맞기 위해 이곳으로 몰린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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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벚꽃길. 잠실 등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지역에서 아름다운 벚꽃을 볼 수 있지만, 하얼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꽃길이랍니다. 그만큼 추운 지역으로 늘 오르내리기 때문인데요. 봄과 여름은 무척이나 짧고 겨울이 긴 도시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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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 유학 이야기를 해드리자면, 공정대에도 "중국 국가장학금" 그리고 "공자 아카데미"등 활발하게 외국 유학생들을 유치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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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공정대는 중국 조선 산업뿐 아니라 고농축 우라늄 등 다양한 개발과 원자력 응용 프로그램으로 유명해요. 겉은 무척이나 역사적이며, 고전적인데 속은 현대적이고 미래적인 성향이 강한 학문을 하는 듯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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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대 인근에는 헤이장룽성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사찰인 극락사, 보조사 등이 있답니다. 또 그 옆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동산도 있어 주변 환경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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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이란 도시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사실 저도 유학을 오기 전까지는 하얼빈에 대해 1도 몰랐던 사람 중 하나였어요. 중국을 좋아하지만, 하얼빈은 정말 관심이 없었거든요. 오게 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고요.

하얼빈의 6월

제가 전해드리는 이야기로 중국 하얼빈에 대한 인식이 조금은 가까워지면 좋겠단 생각이 들어요. 최근까지 비가 주르르 내리거나 갑자기 날이 더워졌다가 갑자기 추워졌다가 정말 예측 불가능한 기온 등을 구사했던 도시였지만, 이제 쾌청한 하늘을 연이어 볼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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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은 3월부터 날이 좋아져서~ 8월 이후면 그나마 중국 중에서도 서늘한 기온을 유지한다고 하니 딱 여행하기도 좋겠죠? 다른 지역은 무더운 7~8월이 되면 체감 40도에 육박하거든요. 하지만 하얼빈은 선선한 기후를 가지고 있어 무척 상쾌한 편이에요. 물론 하얼빈의 하이라이트는 겨울! 빙등제가 열리는 신년, 12월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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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에는 여름이 없답니다. 늦은 봄이 찾아와 여름은 순식간에 사라지며 바로 겨울이 오곤 하죠. 이런 곳에서 '꽃'이란 아주 귀한 선물 같은 존재였어요. 봄이 오면 많은 사람들이 '꽃'을 보러 나오는 이유를 저도 벚꽃을 통해 알게 되었거든요. 일상에서 흔했던 일이 아주 사소한 것들이 무척이나 소중하고 귀한 것이 되었을 때의 느낌. 저는 하얼빈에서 느껴보았답니다. 혹시, 아주 사소한 것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면 이것이 다른 곳에선 아주 귀하다는 생각을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럼 다시 그것에 대한 생각도 달라지면서, 더 소중하게 생각이 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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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길에서 만난 모든 것들을 하나하나 엮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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