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러운 발걸음, 마카오 김대건 신부를 찾는 순례길
홍대고양이 | 2018-09-29 13: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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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여행을 만드는 법, 주제를 가지고 여행하는 것이다. 포르투갈풍이 스민 독특한 중국 문화와 카지노로 유명한 마카오는 경건한 마음으로 순례 여행을 떠나도 좋은 곳이다. 동남아 끝자락 작은 반도지만 30여 개 세계문화유산이 있는 마카오, 우리에게 뜻깊은 유산도 있다. 김대건 신부의 발자취가 남겨진 곳이다. 



* 김대건 신부, 한국 최초 천주교 신부이자 순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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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건(金大建) 신부는 증조할아버지가 순교한 교인 집안에서 1822년 태어났다. 파리 외방 전교회 모방(Maubant) 신부는 김대건을 유방제 신부 편에 마카오로 보낸다. 그래서 김대건 신부와 마카오의 인연이 시작된다. 김대건 신부 마카오까지 오는 길은 험난했다. 만주, 중국, 내몽골을 거쳐 무려 8개월 만에 도착했다. 이후 파리 외방전교회에서 정식 교육을 받고 철학, 신학을 공부했다. 1845년 중국에서 신품 성사 받아 한국 최초 신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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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가 된 뒤 우리나라로 돌아와 선교활동을 펼쳤고 이 때문에 1846년 체포된다. 이 당시 프랑스 신부가 처형되었던 1846년 기해박해와 관련해 프랑스 함대가 조선에 밀려들자, 경계심 커진 조선 정부는 김대건 신부를 처형했다. 신앙을 위해 살다 신앙 때문에 죽었다. 그래서 잊히지 않았다. 평생 열성적이고 경건하게 신앙생활과 포교활동하였기에 1925년 교황 피우스 11세에 의해 복자위에 올랐으며, 1984년에는 103인 성인 중 한 분으로 선포되었다. 






* 성 안토니오 성당(St. Anthony's Church ; 聖安多尼敎堂)

- 주소/위치 : 성 바울 성당 & 나차사원 에서 도보 5분
- 입장 가능 시간 : 07:30~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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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성 안토니오 성당으로 향했다. 오밀조밀 골목길 돌아 계단 내려갔다. 조그마한 광장, 로터리 정도 작은 광장이다. 오후녘 햇살을 마주한 반듯한 얼굴을 가진 성당이 보인다. 1550년대에 지은, 마카오서 가장 오래된 성당 만으로도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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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불탔다고 한다. 1874년 화마에 할퀴었다. 1930년대 들어 다시 지었다. 현재 모습은 화려하지 않다. 담백하다. 위압감 들지 않는다. 성 안토니오가 결혼의 수호성인인 만큼 성 안토니오 성당은 포르투갈 점령기에 결혼식을 많이 치렀던 성당이라고 알려져 있다. 수많은 사랑이 맺어진 성당. 기쁨의 기록이 많이 남은 성당이구나-. 그래서일까, 꽃의 성당 (花王堂)으로도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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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성당, 한국과 연 깊다. 안드레아 김- 한국어다. 한국 교구 한국인 신부님도 계신다고. 이 타국에서 한국어 미사를 볼 수 있다. 또 한가지 우리에게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김대건 신부 성상 덕이다. 성당 한쪽에 익숙한 옷차림이 보인다. 갓을 쓴 신부를 이 타국에서 만나는 일이 어디 예사스런 일이던가. 반갑게 그리고 경건하게 마주한다. 김대건 신부 뼛조각도 이 성당 제단 아래 안치되어 있다. 






* 카모에스 공원(Camoes Garden ; 白鴿巢 公園) & 카모에스 광장(Camoes Square ; 白鴿巢 前地)

- 주소/위치 : 성 안토니오 성당에서 도보 2-3분
- 입장 가능 시간 : 06:00~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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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안토니오 성당 주변엔 까사 가든, 신교도 묘지 등이 있다. 그리고 카모에스 공원과 카모에스 광장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야 어떠하였든 오늘 사는 이들에게는 답답한 도심 속 숨통 트이는 공간이다. 마카오에서는 이 정도 규모이면 무척 크게 느껴진다. 광장과 공원에는 사람이 있어야 그 본연의 색이 완성된다. 아이들과 노인들이 공원 곳곳에서 쉬고 있다. 평범한 오늘 풍경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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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풍 이름은 물론, 포르투갈 풍 바닥이 인상적이다. 검고 흰 돌들은 까마득한 신화 역사 시대로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범선이 파도를 넘고 신화 속 인물들이 하늘과 바다를 넘나든다. 카모에스 공원, 노래하듯 발걸음을 잇는다. 초록이 무성한 길, 꽃이 피어있고 새소리 들린다. 소리 없이 고양이 그림자가 지나가고 산책 나온 개들이 뛰어다닌다. 마카오에서 오래간만에 만나는 예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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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보이는 김대건 신부의 동상. 도포에 갓, 어깨띠에 십자가가 보인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에서 세운 동상이다. 한국어, 중국어, 영어로 적힌 설명을 읽는다.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 여긴다. 얼마만 한 의지가 있어야 모든 고통을 받아들이고 견디어낼 수 있을까. 그런 의지와 믿음은 어떻게 생겨나는가. 고통을 가늠해본다. 그리고 그가 믿은 가치를 상기한다. 






* 성 프란시스코 자비에르 성당(Church of St. Francis Xavier ; 路環聖方濟名聖堂)

- 주소/위치 : 콜로안 버스정류장에서 해안가로 도보 5분 
- 입장 가능 시간 : 10:0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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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 콜로안 빌리지는 작은 어촌마을이다. 볼 것 없다고 지나쳐도 그만인, 로우 스토우즈 베이커리 타르트 맛집과 이 성당을 제외하면 색만 화려한 고만고만한 건물 몇 모여 있는 골목길이 전부다. 조그만 마을 중심에 우뚝 선 성당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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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선교에 힘썼던 성 프란시스코 자비에르. 지난 말레이시아 말라카 여행 때도 그를 기리는 성당을 보았다. 그 성 프란시스코 자비에르 성당이 마카오 콜로안 빌리지에도 있다. 의의를 찾기 전에, 풍경에 숨을 놓는다. 레몬 빛깔 벽에 새파란 창틀의 성당. 밝은 햇살 아래 선명하게 색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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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처럼 일렁이는 포르투갈 풍 모자이크 광장이 자아내는 소박하고도 이국인 정경. 그래서 드라마 <궁>, 영화 <도둑들>의 배경이 되기도 하였다. 바다 내음이 밀려드는 성당 안뜰을 지나 성당 문을 열고 들어가면 작은 예배당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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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털털대며 돌아갈 선풍기 정도. 검박하다 싶게 간소하다. 예수 생애를 보여주는 나무 조각판 몇몇. 그리고 김대건 신부의 초상이 있다. 성당은 어쩌면 절절하게 한 생애를 살고 간 사람들을 기리는 곳이다. 자신의 믿음을 구축하고 전파하기 위해 살아나간 사람들. 날마다를 버티고 내일을 바라게 한 삶의 의지가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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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가 가질 수 있는 의지가 아니라서, 성인인가- 하다. 과거 사람의 얼굴 앞에 오롯한 촛불들. 성당은 작지만 여기 사람들이 놓아둔 바람은 절실하고 간절하다. 투명한 유리컵 안에 소원이 타오른다. 삶을 바른길로, 원하는 길로 이끌어달라는 목소리가 붉게 타오른다. 종교인이 아니라도 좋다. 이렇게 누군가의 발자취를 따라서 이국 땅을 걷는 일, 각별하면서도 소중하게 여행 기억에 갈무리할 일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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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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