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프렌들리 레스토랑 in 싱가포르
설희 | 2016-06-16 21:06:54

싱가포르에는 식도락의 천국이라는 별명을 가진 나라답게 다양한 레스토랑이 있지만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상황은 의외로 녹록지 않는 경우가 많이 생깁니다. 예를들면 싱가포르에 가면 꼭 한번은 가게되는 칠리크랩 레스토랑의 경우 분위기가 소란스러운 곳이 많아  아이도 힘들어하고 통제가 되지 않아 애를 먹는 경우도 많습니다. 주문은 늘 밀려있는데다 테이블간 간격도 좁은 곳이 많아 아이들이 버티기에는 힘든 환경인 곳이 많습니다. 아이들이 힘들어하면 어른들은 또 자연스럽게 언성이 높아지죠. 게다가 야심차게 주문한 칠리크랩은 맵고 짜다고 아이들이 안 좋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면 기껏 마음먹고 간 칠리크랩 레스토랑에서 달랑 볶음밥만 먹고 나오는 경우도 생기지요. 그렇다고 무작정 저렴한 호커센터에 매번 갔다가는 배탈이 나는 등의 사고가 생길 수도 있고요. 그리고 싱가포르의 음식들이 향신료와 양념이 세고 달기도 해서 먹고 나면 아이들의 위에 부담이 될 때도 많고요. 동남아 쌀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일도 꽤 있고요.

위 이야기들은 저희 아이들 그리고 지인의 아이들이 실제 모두 겪은 일이랍니다. 그런 와중에 아이들을 데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갈 수 있는 키즈 프렌들리 레스토랑 2곳을 알게되어 소개해 드립니다.

1. 제이미올리버레스토랑

처음에 제가 이 레스토랑을 찾은 건 순전히 한국에는 지점이 없기 때문이었답니다. 그런데 명성에 비해 실망한 분들도 꽤 있어 정말 기대 없이 이 곳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저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우선 아이들이 음식을 기다리면서 그림 그리기를 할 수 있도록 해주어 작지만 세심한 배려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게다가 음식 맛도 자극적이지 않아 좋았지요. 얼마 전 우연히 제이미올리버의 테드강의를 본 적이 있었는데 영국의 학교급식에 문제가 많다고 언급하며 수레에 가득담긴 설탕을 엎어버리는 퍼포먼스를 하더군요.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활동하는 유명쉐프, 사업가이기 이전에 네 아이의 아빠이자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갖는 그가 참 멋져보이더라고요. 그런 그의 의도가 반영된 이유때문일까요? 음식 맛은 외식음식답지 않게 자극적이지 않았고 담백했습니다. 제가 주문한 오징어 먹물 스파게티도 면이 쫄깃했고 오징어가 씹히는 맛이 좋았습니다. 물론 소스맛도 좋았습니다. 심지어 단 음식을 그리 즐기지 않는 저도 이 곳에서 맛 본 아말피 레몬 머랭 치즈케익은 참 상큼하고 맛있더라고요. 비주얼 또한 놓치지 않는 제이미올리버 레스토랑이었기에 보는 즐거움까지 있었죠.

키즈메뉴와 함게나온 야채가 담긴 병. 아이들이 야채를 흔들어 먹으며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생각한 것도 재미있었고요. I ate all my greens at Jamie`s라는 메시지를 담은 배지도 참 세심함이 돋보이는 아이디어였습니다. 당연히 저희아이들도 야채를 싹싹 비운 후 그 날 하루 이 배지를 자랑스럽게 달고 다녔죠.

마지막으로 제이미올리버레스토랑의 내부도 소개해드릴게요.

제이미올리버레스토랑은 비보시티와 오차드로드 포럼 쇼핑몰 2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비보시티지점: 1 Harbourfront Walk, #1-165-167 VivoCity 098585

오차드 지점: 583 Orchard Road #01 01-04 Forum 238884

2. 팀버레스토랑

이 곳은 사실 평일에는 싱가포르 로컬 아티스트들의 라이브공연이 펼쳐지는 유명 펍입니다. 그런데 매주 토요일 오후 이 곳은 부모와 아이모두가 행복해지는 곳으로 대변신을 합니다. 이름하여 소셜바베큐라는 행사인데요. 엄마아빠는 온전히 라이브공연에 취해 한가로운 주말오후를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스탭들이 여러가지 아이들을 위한 액티비티를 함께해주고 여러 놀이시설을 이용해 아이들을 돌봐줍니다. 정말 솔깃하지 않으신가요? 긴 설명말고 바로 사진으로 어떤 곳인지 알려드릴게요.

빈티지한 펍의 분위기가 운치있고 참 좋지요? 저희는 늦은 점심을 먹고 갔기에 스테이크 등의 메인요리는 주문하지 않았고 가볍게 한 잔 할 정도만 주문을 했답니다.

울창한 숲 속에 있는 빈티지한 펍에서 어른들은 라이브 공연을 즐기며 여유를 즐기고 아이들은 이렇게 안전하면서도 자연과 함께하는 공간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어 너무 좋았답니다.

공연 중에 신청곡도 받더라고요.

팀버레스토랑은 길먼배럭스 현대미술단지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미술관도 좀 둘러보신 후에 가시는 것도 좋겠네요.

팀버: 9A Lock Road, Gillman Barracks 108926

싱가포르 여행은 사실 더위와의 싸움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시행착오없이 괜찮은 레스토랑을 경험할 수 있다면 여행의 만족도도 쑥쑥 올라가겠지요? 아이와 싱가포르 여행 함께하는 분들께 좋은 정보가 되셨으면 좋겠네요. 즐거운 여행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