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이 놀던 연못, 제주도 용연(龍淵)
볼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은 우리나라의 보물 같은 섬 제주도. 그중에서도 제주도에 가면 가장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곳,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신비로운 매력을 품은 제주도 명승지 ‘용연’을 소개하려고 한다.
옛날에 용왕의 사자가 드나들었다고 하기도 하고 용이 놀았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용연은 한천(漢川) 하류지역의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이다. 한천은 제주도에서 가장 긴 하천으로 기암절벽이 좁은 계곡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다. 계곡과 바다가 만나는 이곳은 날씨가 좋을 때는 물빛이 푸르고 영롱하여 신비로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
용연의 구름다리는 은근히 스릴 있으면서도 풍광이 좋다. 구름다리를 사이로 한쪽은 바다와 계곡이 만나는 시원한 풍경, 다른 한쪽은 병풍처럼 펼치진 절벽과 그 사이의 맑은 계곡 그리고 정자가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다리를 건너기 시작할 때는 살짝 겁을 내던 이들도 몇 걸음 나아가다 보면 구름다리가 흔들리는 재미에 빠져 발을 구르며 장난을 치기 시작한다.
▲ 구름다리를 사이에 두고 보이는 풍경
용연은 제주도 영주십경(瀛州十景/제주도의 경치 좋은 10곳) 중 하나로 용연야범(龍淵夜帆/밤에 뱃놀이를 하면서, 물에 비친 달을 보며 풍류를 즐기는 것)이라고 불리다.
이곳에서는 매해 용연야범을 재현하는 ‘용연야범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용연야범 축제에는 선상음악회가 열리고 전통배를 띄워 그 위에서 다양한 공연을 펼치기도 한다.
▲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곳. 구름다리에서 바다 쪽을 바라본 풍경(좌) / 바다 쪽에서 구름다리 쪽을 바라본 풍경(우)
연인과 함께라면 기암절벽 사이로 에메랄드빛 계곡물이 흐르는 멋진 풍경을 만끽하며 카약을 타도 좋을 만한 곳이다. 하지만, 날씨 운이 없어 비가 오는 날에 가게 된다면 용연의 신비로운 매력을 제대로 느끼지 못할 것임에 틀림없다. 영롱하고 푸른 물빛이 탁한 흙탕물로 변하면 용연의 신비한 매력이 반감되어 버린다.
▲ 비 온 뒤의 용연. 물의 색깔이 탁하다.
용연은 제주 올레길 17코스로 이어지니, 올레길을 걸으며 구경하기에도 좋고 가볍게 산책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아이들과 함께 가더라도 약 30-40분 정도면 가볍게 산책하면서 사진 찍으며 돌아보기에 충분하기 때문에 별로 부담이 없는 여행지이다.
산책로를 자세히 보면 바닥에 용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이 용판을 100개 이상 밟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한다. 산책로 중 윗길은 용판을 밟으며 걸을 수 있고, 아랫길은 운치 있게 물 구경을 하기에 좋다.
용연 구름다리 입구에는 연인들이 사랑의 맹세를 하는 곳이 있다. 수많은 자물쇠가 채워진 이곳. 예전에는 구름다리 난간에 자물쇠들이 가득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깨끗이 정리한 것 같다.
연인들을 위한 코스를 간단히 정리하자면, 기암절벽 사이에서 카약을 타며 데이트를 하고 100개의 용판을 밟은 뒤 함께 소원을 빌고 마무리로 사랑의 서약을 여기서 하면 된다.
제주도에 막 도착하거나 떠날 때,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관광지가 바로 용연이다. 떠나는 비행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공항 근처의 갈 만한 곳을 물어서 찾아간 터라, 사실 별 기대 없이 방문한 곳이기도 했다.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신비로운 경치를 만나니 뜻밖의 수확을 거둔 느낌이랄까! 용이 놀던 연못, 용연에서 옛 선인들의 풍류를 잠시 느껴보는 시간이었다.
TIP.
- 용연은 제주도의 꼭 들려야 할 명승지 중의 하나이면서도 공항과 여객선터미널에서 가까워, 항공편이나 배편 시간이 애매할 때 가기 좋은 곳이다. (자동차로 제주공항이나 제주여객선터미널에서 약 10분)
- 제주도에 저녁에 도착하거나, 점심 출발 비행기라면 관광지를 찾아갈 만한 여유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럴 때 들르기 딱 좋은 곳이 바로 용연이다. 아침에는 신비로운 용연의 색깔을 보기에 좋으며, 밤에는 조명이 켜져 야경을 즐길 수 있다. (자정에 소등)
INFORMATION
-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용담1동
- 입장료: 없음
- 제주특별자치도 공식 관광정보사이트: http://www.jejutour.go.kr/contents/?mid=TU&act=view&mode=1&seq=218
여행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뛰고 여행 사진만 봐도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여행토끼. http://www.planetm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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