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무등산, 수정처럼 빛나는 서리꽃을 만나다
평소에 등산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에게 '겨울 등산'에 대해 말하면 그다지 와닿지 않는 표정을 얼굴에 띠우곤 합니다.
꽃 피는 봄도 아니요, 시원한 계곡 흐르는 여름도 아니요, 단풍 드는 가을도 아닌데 웬 산인가? 하면서 말이죠.
낙엽이 다 떨어지고 앙상한 나뭇가지를 드러낸 겨울의 산은 언뜻 삭막하게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이겠지요.
고백하자면, 저 역시 평소 등산을 즐기지 않는 사람 중 한 명이기에 (^^;) '겨울산'의 진정한 매력에 대해 잘 몰랐답니다.
그러나 얼마 전 다녀온 '무등산'에서 그 어느 계절보다 눈부신 겨울산의 진가를 보았기에 이렇게 독자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겨울에만 피는 서리꽃, 상고대
겨울산의 백미를 꼽으라면 단연 이 '상고대'가 아닐까 싶어요. 언뜻 낯설게 들리는 이 단어는 순화하자면 '눈꽃' 또는 '서리꽃'이 됩니다.
나뭇가지에 내린 서리가 서로 뭉친 것이 차가운 겨울 바람에 다시 한번 얼면서 하얗게 꽃처럼 피어나는 수빙 현상을 가리키지요.
상고대를 만나기 위해 찾아 간 곳은 바로 광주의 무등산이었습니다. 이곳은 저처럼 초보 등산객들도 쉽게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인데요,
그 설경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나는 하얀 눈꽃숲은 이상한 나라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신비로운 풍경이었습니다.
> 서석대 밑에서 본 무등산과 광주 시내
광주광역시에 있는 무등산(1187m)은 어디에서 바라보나 높낮이가 완만하고 산지 전체가 부드러운 곡선의 형태라
포근하고 후덕한 '어머니의 산'이라 불리는 산이랍니다. 완만한 산세로 누구나 오를 수 있도록 품어주는 어머니 같은 산이지요.
여행은 무조건 OK하면서도 등산이라면 질색 하는 저도 별로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 산이에요.
> 중봉
산이 그렇듯, 무등산 역시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줍니다. 특히 무등산 중봉은 가을 경치가 아주 훌륭한 곳이에요.
억새풀이 바람에 흔들리면서 은빛 물결 출렁이며 장관을 이루거든요. 거기에 억새풀 너머로 보이는 서석대가 또 기 막힌 풍경을 선사한답니다.
저의 이번 산행코스는 원효사 - 치마바위 - 서석대 - 입석대 - 장불재 - 원효사 (약 9km, 4시간소요) 원점회귀 코스로
등산용 근육(?)이 발달하지 못한 저에게 딱 맞는 쉬운 코스였습니다.
가파른 경사로가 많지 않아 숨이 목까지 차오를 일도 별로 없었지요. 원효사에서 약수로 목을 축이고 출발!
> 원효사 범종각
무등산은 2013년 3월 4일 도립공원에서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어, 광주는 7대 광역시 중 유일하게 국립공원이 있는 도시가 되었다고 합니다.
세계적으로 인구 100만 명 이상이 사는 도시 안에 해발 1km가 넘는 산은 무등산 하나뿐이라고 하니 정말 특별한 산이지요.
> 무등산 정상, 천왕봉
눈이 내리면 무등산 천왕봉의 군사시설에 눈이 쌓여 하얗게 빛이 납니다.
햇빛이 반짝이는 게 영락없는 얼음궁전입니다. 판타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광경이지요.
천왕봉은 군사시설이 있어서 출입금지 구역이지만 일년 중 하루씩 개방하는 날이 있다고 하니 그 날에 맞춰 또 산행을 계획해 봐야겠어요.
무등산은 봄에는 철쭉, 진달래 등 꽃들이 장관을 이루어 좋고, 여름에는 산목련의 함박 웃음을 감상하며 계곡물에 발을 담글 수 있어 좋고,
가을에는 알록달록 단풍과 억새풀의 춤사위에 취할 수 있어서 좋고, 겨울에는 눈부시게 반짝이는 하얀 눈꽃을 만날 수 있어서 좋지요.
하지만 무등산만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자연이라는 석수장이가 빚은 신비로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인데,
그게 바로 ‘입석대’와 ‘서석대’ 등 주상절리입니다. 이들 주상절리는 어느 산행에서도 만나기 힘든 빼어난 절경을 자랑합니다.
이 주상절리 덕분에 무등산의 지질학적 가치는 엄청나지요.
> 서석대
‘서석대’는 한반도 육지에서 가장 큰 주상절리대로, 예로부터 '수정병풍'이라고 불렸습니다.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면 수정처럼 아름답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래요.
무등산의 주상절리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에 신청 중이라고 하네요.
> 입석대
‘입석대’의 돌 기둥들은 마치 그리스 신전의 거대한 기둥들을 연상케 하는데, 대자연이 깎아놓은 풍경에 감탄할 수 밖에요.
> 군데군데 보이는 주상절리대 암석들
> 이무기가 승천하였다는 ‘승천암’
> 천왕봉으로 올라가는 방향에 군사지역을 경계로 둘러쳐져 있는 울타리에도 새하얀 눈꽃이 만개했다.
> 무등산 옛길
몇 년 전에는 자연지형을 살린 무등산 옛길을 복원하여, 방문객들이 이 작은 길을 따라 산행을 할 수 있도록 조성하였지요.
옛 선조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 트레킹을 하는 것도 무등산행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내려오는 길에 만난 예쁜 눈사람
산행을 마치고 난 뒤에는 원효사의 약수 한사발로 목을 축이고, 산 아래에서 닭볶음탕, 백숙, 보리밥, 동동주 등
남도의 맛있는 음식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무등산 아래에 유명한 맛집들이 많다고 하니 놓쳐선 안되겠지요?
노곤한 몸을 이끌고 내려와 먹는 매콤한 닭볶음탕과 동동주 한 잔이 꿀맛과 같이 느껴지더군요.
무등산 겨울 산행을 즐겨본 결과, 쉬운 코스는 어린 자녀와 같이 와도 오를 만 할 것 같아요.
물론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초등학생 이상 정도는 되어야 무난할 것 같지만요. 그리고 완만한 산이지만 눈 내린 날에 아이젠은 필수랍니다.
겨울 눈꽃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었던 무등산!
주말에 가족과 함께 수정처럼 아름다운 겨울산의 매력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
Information
- 무등산 국립공원: http://mudeung.knps.or.kr
무등산 국립공원 탐방코스, 교통정보, 탐방후기, 공원소개, 예약안내, 날씨정보 제공
- 사진으로 보는 무등산: http://www.hidream.or.kr/mudeung
무등산 사계절, 사찰, 문화유적지 사진 및 등산로 정보 수록.
여행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뛰고 여행 사진만 봐도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여행토끼. http://www.planetm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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