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 한마디 못해도 5주간 나홀로 남미여행!
YUJI | 2020-05-28 09:00:00

지구 반대편 '미지의 세계'라는 이미지, 유구하고 신비로운 역사 유적, 경이로운 자연 경관 등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남미 여행을 꿈꾼다. 하지만 파울로 코엘료가 그랬던가. '여행은 언제나 돈이 아니라 용기의 문제'라고. 최소 2주 정도의 일정과 2백만 원 정도는 우습게 깨지는 경비 때문에 그 '용기'는 번번이 '퇴사할 용기', '적금을 깰 용기' 등으로 대변되곤 한다.

여행을 떠날 당시, 필자는 월 100만 원 남짓 버는 프리랜서에 불과했는데 우연히 인천-리마 왕복 항공권을 37만 원에 구하게 되면서 남미 여행이라는 막연한 꿈을 좀 더 빨리 이루게 되었다. 출국하는 날까지 스페인어는 단 한 마디도 하지 못했던 필자가 5주 동안 나 홀로 남미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와 지금 당장 남미로 떠나야 할 이유를 이야기해본다.


한국에서는 만날 수 없는 이질적인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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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루 마추픽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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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루 살리네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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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리비아 라파스 낄리낄리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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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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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레 산티아고 산크리스토발 전망대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족족 작품이 탄생하던 곳이 바로 이곳, 남미이다. 태양의 도시, 공중 도시, 잃어버린 도시라는 별명이 있는 페루 마추픽추, 산속에 있는 염전 살리네라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도를 조망할 수 있는 라파스 낄리낄리 전망대, 세계에서 가장 큰 거울 우유니 소금사막, 페루와 볼리비아와는 달리 대도시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칠레 산티아고 등 자연과 도시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여행자에게 엄청난 풍경을 선사한다. 때문에 사진을 사랑하는 여행자라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랄까. 이 드넓은 곳들에서 사진을 찍고 있으면 스스로가 미물이 된 느낌에 인생에 대한 뜻밖의 고찰도 하게 되는데 이런 고찰을 선사해 주는 경험마저 특별했다.


일상마저도 특별한 경험이 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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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리비아 라파스 텔레페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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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리비아 수크레 미니버스

한국에서는 주로 관광용으로 사용되는 케이블카가 볼리비아 라파스에서는 텔레페리코라는 이름으로 높은 고도에 사는 주민들의 주요 교통수단이 되어주고 있다. 관광용이 아닌 주요 교통수단이라 편도 티켓 가격은 3볼(한화로 약 500원) 정도에 불과했는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도에 사는 현지인의 일상에 잠시나마 녹아든 기분이었다. 라파스보다 치안이 조금 더 괜찮았던 수크레에서는 옹기종기 모여서 타는 1볼(한화로 약 160원) 짜리 로컬 버스에도 탑승했었는데 역시나 색다른 경험이었다. 이방인이 현지인의 일상에 녹아드는 느낌은 언제나 짜릿하다.


가성비 좋은 호스텔은 여행자들의 만남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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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하는 여행이다 보니 숙소는 주로 도미토리룸을 이용했다. 경비를 아끼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여럿이서 사용하는 도미토리룸에서 머무르면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자들을 만날 수 있는데 그것이 또 나 홀로 남미 여행의 묘미였다. 실제로 한 호스텔에 며칠씩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보니 어쩌다 여행자들끼리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자리는 대개 정보의 장, 화합의 장이 된다. 실제로 호스텔에서 만난 여행자의 이야기를 듣고 당시 가이드북에도 나오지 않았던 명소를 방문해본 적도 있다. 물론 호텔에서의 안락한 잠자리를 원하는 여행자도 있겠지만, 호스텔은 호스텔만의 재미가 존재한다.


저렴하고 맛있는 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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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티카카 호수의 특산물인 송어튀김구이 트루차 프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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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미식 물회 세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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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미식 고기 파이 살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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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루식 도넛 피카로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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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미식 돼지껍질튀김 치차론

남미는 가성비 좋은 호스텔뿐만 아니라 저렴하고 맛있는 음식들도 가득하다. 티티카카 호수의 특산물인 송어튀김구이 트루차 프리타, 남미식 물회 세비체, 남미식 고기 파이 살테냐, 페루식 도넛 피카로네스, 남미식 돼지껍질튀김 치차론까지. 지구 반대편이라 음식도 맞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살이 빠지겠다고 생각했는데 대단한 착각이었다.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의외로 음식들이 입에 잘 맞았던 데다 한식과 비슷한 음식들도 꽤 많았다. 덕분에 배낭 깊숙이 바리바리 챙겨온 즉석식품들은 현지에서 전부 나눔 해버렸다는 후문.

여담이지만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는 매년 9~10월이면 남미 최대의 미식 축제인 미스투라(Mistura)가 개최된다고 하니 미식여행에 관심이 많은 여행자라면 축제 기간을 염두에 두고 일정을 계획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친절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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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쾌히 사진을 찍어달라던 페인터들(판초까지 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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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리비아 라파스 카마초시장에서 만난 공연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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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리비아 라파스에서 수크레로 가는 비행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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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 앞 끝내주는 햄버거 맛집 사장님 

5주 동안 남미 3개국 7개 도시를 여행하면서 친절한 사람들도 참 많이 만났다. 처음 만난 사이인데도 따뜻하게 말을 걸어주던 사람들, 같이 찍은 사진으로 추억을 남겨준 사람들, 위험하니 아래쪽 골목으로는 내려가지 말라던 숙소 앞 노점 사장님까지. 혼자 여행해도 좋은, 어쩌면 혼자 여행하면 더 좋은 곳이 바로 남미가 아닐까 싶다. 필자 역시 여행하기 전에는 위험하다는 말에 걱정스러웠던 것이 사실이지만 결국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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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혼자서 남미 여행을 했던 5주 동안 마냥 아름다운 일상만 보냈던 것은 아니었다. 여행 5일차에 페루 쿠스코에서 약 400만 원가량의 카메라 장비를 털리는 뼈아픈 경험도 했던 것. 이틀 동안 경찰서를 들락날락하면서 여행자 보험의 중요성과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깨우치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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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중반의 나이에도 쉽지 않았던 여정이었기에, 가장 젊은 순간인 바로 지금 떠나라고 말하고 싶은 남미 여행. 이 글을 보는 모두가 '남미는 위험하다'라는 편견을 조금이라도 떨쳐버릴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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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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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진이 좋아 학교도 때려치운 여행블로거! 누구나 떠나고 싶게 만드는 여행사진을 담기 위해 오늘도 떠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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