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의 시베리아 횡단열차 with 하나투어
GetAbout | 2020-02-10 0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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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행작가 안시내입니다.

차가운 공기가 코끝을 콕콕 찌를 무렵, 조금은 특별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몇 년 전, 여름의 시베리아를 횡단한 기억이 나요. 후끈거리는 열차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풍경, 무심한 듯 다정한 러시아 사람들과 함께 했던 이와 나눴던 수많은 대화들. 잊을 수 없는 풍경들을 마주할 수 있던 소중한 시간들. 

이번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특별히 보낼까 하다가 아주 특별한 추억이 될 투어를 기획했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작해서 바이칼 호수를 품은 이르쿠츠크까지. 시베리아 횡단열차 속에서 낯선 사람들과 연말을 보내는 투어. 여름의 시베리아는 경험해봤지만 겨울이 유독 아름답다고 들었거든요. 시작 전부터 마음이 간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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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는 역시 어색한 채로 자기소개를 합니다. 추위 따위 무섭지 않다던 사람들도,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 내린 지 10분 만에 반성을 했어요. 가장 추운 날의 강원도도 이것보단 춥지 않다며 우스갯소리를 하며 숙소로 향했어요. 첫날 숙소는 기차역 근처에 있었는데요, 교통체증이 심한 이곳에서 도보로 기차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강점이 매력인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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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첫날엔 친목 다짐을 해야겠죠? 날씨가 너무 추워 재빨리 팀을 꾸려 먹거리를 사오고 인터넷으로 곰새우와 독도새우, 킹크랩을 배달 시켰습니다. 마실 것까지 한 사람당 1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 배가 터지게 해산물을 접할 수 있었어요. 블라디보스토크에 이전에 와보긴 했지만 해산물을 먹어 본 건 처음인데, 저는 이날 곰새우와 심각한 사랑에 빠져서 3시간을 쉬지 않고 내리 먹기만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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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 늦게까지 친목 다짐을 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투어 친구들 중 몇 명은 벌써 아침 산책을 나갔다 왔다 하네요. 저는 게을러서 모임 시간 조금 전에 겨우 나갔지만요. 밖으로 나가니 투어의 연장자이자 귀염둥이인 한 친구가 멍하니 바다를 보고 있길래, 몰래 한 컷 남겨봤어요.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만큼이나, 그것을 바라보는 이 친구의 뒷모습이 그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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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기차를 타야 하기에 그전까지 블라디보스토크 시내 곳곳과 마트에서 장 보기까지 목표를 두고 이동을 합니다. 빠릿빠릿하게 움직여야 할 것 같지만 모든 관광지가 붙어있어 쉬엄쉬엄 다녀도 될 것 같아요.

해양공원을 거쳐서 예약해둔 가장 유명한 햄버거집으로 향했어요. 20명 가까이 되는 인원이라 주문도 한참이 걸렸지만, 나눠먹는 재미가 있답니다. 아르바트 거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많은 뷰포인트들이 위치해 있었어요. 혁명광장과 개선문에서 비로소 멋진 단체 사진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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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대하던 독수리 전망대로 향하는 길에서 저희는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요. 버스와 노면전차를 이용했어요. 노면 열차에서 창밖으로 천천히 지나가는 블라디보스토크의 풍경이 마치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예고편 같았답니다. 다만, 독수리 전망대 위에서 너무 추워서 10분도 못 있고 ‘춥다!’를 반복하며 바로 내려왔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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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삼 일간의 식량 거리를 사고 드디어 시베리아 열차에 탑승하게 됩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왕은 차장님이라는 말이 있듯이 저희는 우선 차장님에게 잘 부탁드린다는 인사를 드렸어요. 덕분에 전자레인지도 컵도 아주 친절히 이용하게 도와주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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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낀 3일은 어찌도 그렇게 천천히 그리고 빨리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인터넷은 터지지 잘 터지지 않고, 하얀 눈이 깔린 바깥 풍경과 대조되는 따뜻한 온도 안에서 저희는 푹 자고, 이야기하고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차를 마셨습니다. 한국에서도 할 수 있지만 어쩐지 가장 하기 어려웠던 것들을 해나가고 있었어요. 마니또도 정해서 서로의 짝을 몰래 챙겨주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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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기차 칸의 러시아 사람들에게도 꽤 인기가 있는 편이였죠! 그리고 가장 신나는 시간은 역시, 정차 시간 때 후다닥 나가서 사진을 남기고 주전부리를 사는 거였어요. 대학생 때 겪은 엠티 때도 이렇게는 안 신났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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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는 조촐하게 초코파이 케이크와 함께 파티도 했습니다. 감성과 낭만을 위해 꼬마전구도 필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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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때쯤에는 서로 쟁여온 음식(인기 원탑은 통조림 깻잎)을 모두 모아 저희 만의 파티를 하기도, 맥주가 당기면 식당 칸으로 냅다 가서 시원한 맥주를 들이켜기도 했어요. 기차 안에서 게임도, 대화도 하며 어찌 그리 바쁘게 지냈는지 모르겠어요. 아, 저는 수십 번의 마피아 게임에서 단 한차례도 이겨 본 적이 없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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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탄성이 들려 내어다 보니 바이칼 호수가 아름답게 비추어지고 있습니다. 드디어 우리의 종착지에 가까워지나 봐요. 모두 밖을 멍하니 바라보며 생각에 빠져듭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무얼 얻고 또 무얼 내려놓았을까요? 조금 늦은 저녁이 되어서야 이르쿠츠크 역에 도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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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카 열 잔에 5000원밖에 안 하는 마법 같은 러시아의 술들도 느껴보았어요. 가이드님이 통 크게 쏘셨답니다. 식사 후에는 젊음의 거리에서 동화 속 세상 같은 이르쿠츠크를 경험했어요. 예쁜 러시아 친구들과 SNS를 교환하기도 하며, 그렇게 꿈같이 마무리 되어가는 하루가 너무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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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아침부터 눈이 세차게 내려쳤습니다. 비행기에서도 창밖으로 말도 안 되는 풍경이 깔립니다. 설산이 저희의 마지막을 장식해주었어요. 공항에서 식사와 아쉬운 인사를 하고 돌아섭니다. 낯선 곳에서 낯선 이들이 모였지만 어느새 저희는 작은 가족이 되었어요. 다시 만날 날을 기억하며, 여행을 곱씹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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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지나지 않아 기차에서 가장 먹고 싶었던, 백순대를 먹기 위해 모든 인원이 신림에서 모였습니다. 역시, 여행은 풍경 그리고 그 풍경을 함께했던 사람이 아닐까 싶어요. 이 모든 인연에 감사하며 좋은 기회를 마련해 준 하나투어에도 깊은 감동을 보냅니다! 울고 웃고 즐거웠던 소중한 6일을 절대 잊지 못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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