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찬란한 봄날의 제주, 용두암 가는 길
하늘에서 바라본 한라산의 위엄
제주도 여행은 뭐니 뭐니 해도 봄이 최고가 아닌가 싶다.
어릴 적에 어른들이 제주도의 유채꽃밭이 그렇게 아름답다고들 칭찬을 해 놔서, 내 머릿속엔 은근히 봄 제주도에 대한 로망이 자리 잡고 있었던 모양이다. 꼭 한번쯤은 봄에 가보고 싶었는데, 이상하게도 나는 총 4번의 제주도 여행을 전부 여름부터 가을 사이에 하게 되었다.
따라서 싱그러운 봄빛 제주도는 내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공간. 그건 외국인인 내 남편에게도 마찬가지다. 한국에 온 뒤로 제주도가 멋지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정작 5년전 그가 본 제주도는 계속해서 비가 내리고, 안 올 때는 엄청난 습도로 한걸음만 내딛어도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그런 곳이었기 때문이다.
▲ 제주공항에 가까와지자 제일 먼저 눈에 띈 성산일출봉
그런데, 드디어 올해 말로만 듣던 봄날 제주도의 진면목을 볼 기회가 생겼다.
급작스럽게 우리는 4월의 마지막 주, 봄햇살 가득한 제주도를 향해 훌쩍 날아올랐다.
사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공항에 가느라고, 몸은 흐느적거리고 있었지만, 뭐 마음만은 훌쩍이었다. ^^
▲ 비행기에서 본 크고 작은 오름들
▲ 선명하게 보이는 한라산
그리고, 처음으로 도착 첫날 날씨가 맑아 눈부신 제주의 모습을 하늘에서 구경할 수 있었다.
내게도 남편에게도 처음 보는 한라산의 모습이다.
매번 구름에 가려있어 단 한번도 보지 못했던 한라산의 웅장한 모습을 이렇게 보게 되다니, 이번 여행, 느낌이 좋다.
용연 옆 용두암, 용머리를 닮았다네
▲ 젖먹고 있는 망아지
일단 줄서서 먹는다는 자매국수에서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카약을 타기 위해 용연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제주답게 말도 보인다. 등치는 이미 대형견만하지만, 얼굴에 아기 태가 가득해서 귀엽기 그지없다.
용연 구름다리 주차장에 차를 세웠는데, 어떤 집 앞에 백년초가 먹음직 스럽게 열려있다.
제주도답게 화단에서 백년초가 자라는구나.
원래 용연에서 카약을 타려고 했는데, 용연이 오전에 썰물이기 때문에 10시쯤에나 카약을 할만큼 용연에 물이 들어 온다고 한다.
아침 7시 반에 제주 공항에 도착했더니 아침을 먹고 여유롭게 왔음에도 예약시간까지는 많이 남아 버렸다.
그럼 일단 그 옆에 용두암이나 한번 볼까?
사실 제주도에 올 때마다 찾아온 곳이지만 생각해보니 단 한번도 맑은 날 용두암을 본 적이 없다.
▲ 제주도엔 갈매기 대신 목이긴 처음보는 새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 용두암 근처의 해녀. 오늘같이 맑은 날은 바닷속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 제주도는 새 뿐만 아니라 식물들도 매우 이국적이다. 길가에 피어있던 아열대 지방의 봄꽃들
드디어 용두암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렇게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보니 느낌이 또 다르다.
푸른 바다와 기괴스러운 현무암 바위들 사이에서 승천하는 용 같았는데, 아쉽게도 바다를 배경으로 찍으면 뒤쪽에 호텔 건물이 나와서 이 각도로 밖에 찍을 수 없었다.
자세히 보면 눈 부분에는 구멍도 뚫려 있다.
단추구멍 눈을 가진 용이로구나 ^^;
▲ 저 바위가 어디가 용이랑 비슷하냐는 분들을 위한 이해도. 이렇게 놓고 보면 좀 비슷하지 않나요?
용두암 산책로에는 해녀들이 천막을 쳐 놓고, 채취한 해산물을 판매한다.
간이 테이블들이 놓여 있어서 바로 잡은 싱싱한 전복과 소라 등을 그자리에서 회로 먹을 수도 있다.
벌써 초여름의 기운이 듬뿍 느껴지는 제주도의 싱그러운 아침.
용두암의 늠름한 모습으로 난생처음 제주 여행을 화창하게 시작했다.
INFORMATION
용두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용담2동
틈틈히 세계를 구경하는 야채 부부. 한국 토종감자와 스위스 수입오이로 만든, 고소하고, 상큼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어 보고자 '토종감자 수입오이의 세계여행' www.lucki.kr 이란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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