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을 더욱 풍성하게 즐기는 3가지 방법
601김실장 | 2020-05-11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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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따뜻한 섬나라로의 여행을 비교할 때 사이판은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마을에 비유되곤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사이판 섬은 미국 북마리아 제도에 속한 섬 중에서는 가장 큰 면적을 자랑하는 나름 자존감 높은 휴양지다. 일반적으로 이곳 사이판으로 3박 4일 또는 4박 5일 정도의 호캉스를 떠나온 이들은 여유로운 호텔이나 리조트에서의 휴식은 기본. 마나가하 섬이나 그로토를 찾아 에메랄드빛 바다를 배경으로 액티비티를 즐긴다. 오늘은 거기에 보태 소소하지만 사이판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3가지 방법들을 더해본다.
 


1. 바람과 파도의 합작품! 북부 투어
만세절벽, 버드 아일랜드, 일본군 최후 사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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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은 남쪽 끝에서부터 북쪽 끝까지의 거리가 불과 22Km다. 차로 편안하게 달리더래도 50분 남짓이면 양 꼭짓점을 찍을 수 있다. 하지만 이 크지 않은 섬에는 다양한 비경이 숨겨져 있다. 사이판 섬은 크게 북부지역과 중부지역 그리고 남동부 지역으로 나뉘어 생각해 볼 수 있는데 그중 북부지역은 바람이 세고 깎아지는 듯한 절벽이 많은 곳이다. 때문에 수많은 이들이 이곳으로 바람과 파도가 만들어낸 합작 품을 감상하기 위에 몰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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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하여 만세절벽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에 저항하던 마지막 남은 일본군 천여 명이 '천왕 폐하 만세'를 외치며 뛰어내렸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슬픈 역사를 가진 곳이지만 관광지가 되어버린 지금은 사이판의 절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아주 좋은 명소로 변해 버렸다. 밤에는 맑은 공기와 오염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청정지역이기에 수없이 많은 별이 보이는 곳이다. 때문에 '별 사진 투어'라는 명목으로 새벽시간까지 심심치 않게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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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 끝에 위치한 만세절벽을 뒤로하고 차로 10분 정도 내달린다. 작은 산길을 하나만 넘으면 만나게 되는 또 하나의 절경지가 있는데, 이곳은 버드 아일랜드다. 사이판에 서식하는 수많은 바닷새들의 낙원으로 불리는 이 '섬 속의 작은 섬'은 장관을 연출한다. 마치 누군가 새들을 위해 바다 위에 안전한 새집을 짓고 그 위에 초록의 식물들로 장식해 쉴 곳과 먹을 것을 가득 넣어 준 것만 같다. 그 주변을 곡예비행하는 새들을 잠시 보고 있자면 사이판 북부 투어만의 여유로움과 탁 트인 바다가 안겨주는 시원함에 탄식이 절로 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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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절벽과 버드 아일랜드의 절경을 감상하고 돌아오는 길에는 과거 전쟁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을 만나게 된다. 일본군 저항의 최후 격전지로 알려진 이곳에는 아직까지 탱크의 잔해와 박격포 등 그 모습들이 남아 있다. 더욱 관심을 끌었던 것은 큰 바위산 뒤에 숨겨진 숨은 요새다. 지금 보아도 감쪽같이 여러 명의 군사가 몸을 숨길 수 있는 위장 장소다. 치열했던 당시의 포탄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오래되고 낡은 전쟁의 잔해 들은 시간이 만들어 낸 독특한 모습으로 남아 있었다.
 


2. 사이판의 역사를 한눈에...
아메리칸 메모리얼 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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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곳이나 여유로움을 간직하고 있는 사이판이지만 그래도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꼽자면 아무래도 가라판 지역 아닐까? 크고 작은 리조트 들이 몰려 있고 여러 종류의 상점들이 많이 위치해 있는 곳이다. 덕분에 사이판을 여행하는 동안 가장 많이 지나치게 되는 곳이 바로 가라판 시내다. 한데 가라판 시내를 오가다 보니 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널찍한 공원이 하나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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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고 있던 숙소에서도 가까워 걸어도 10분. 차를 타고 가도 널찍한 주차 공간이 항상 무료로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도 없다. 조금은 엄숙한 분위기에 펄럭이는 성조기를 바라보며 찾아오게 된 곳은 '아메리칸 메모리얼 파크'다. 이곳은 우리나라로 보자면 현충원쯤 되는 곳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이판 영토를 지키기 위해 희생된 미 해병대 전사자들을 위해 조성된 공원이다. 언 듯 보기에도 축구장 3개의 면적은 넘어 보이는 큰 규모의 공원이다. 하릴없이 한나절 머물며 초록 잔디 위에서 쉬어가도 좋을 것만 같다. 시원한 맥주 한 캔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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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찍한 공원 한편에는 자그마한 박물관도 있는데 생각보다 볼거리가 다양하다. 물론 최근에 지어진 대형 박물관에 비하면야 거칠고 투박하지만 그 내면에는 잠시 방문한 곳이었음에도 굉장히 몰입할 수 있는 내용들로 가득했다. 더욱이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여행이라면 제아무리 휴양지로 떠나온 여행이라 하더래도 여행 후 제출해야 할 '가정학습 체험 보고서'에 적어 넣을 교육적 타이틀은 필요한 법.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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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박물관 내 음성 설명은 영어와 일본어 두 가지로만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한국어로 준비된 안내 책자가 구비되어 있으니 조금 관심 있게 보려면 입구에서 미리 챙겨 보는 것도 좋겠다. 혹시 밀리터리 덕후라면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렇지 않은 일반 여행객들에게도 잠시의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물놀이에 지친 몸을 쉬어가기에 안성 맞춤인 공원이라 할 수 있겠다. 그냥 지나치지 말고 한 번쯤 둘러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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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성 넘치는 중남부 해변 정복하기
레더 비치, 라우라우 비치, 마이크로 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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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 섬에 위치한 유명 호텔과 리조트들은 대부분 사이판 지형의 서쪽 해안가를 따라 자리하고 있다. 이유는 아무래도 잔잔한 파도와 고운 모레 사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시야를 조금 돌려 중부와 남부 그리고 약간의 동부 지역을 돌아본다면 이 작은 사이판 섬 안에서도 저마다 개성 넘치고 특색 있는 바다를 보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동해와 서해 그리고 남해의 특징이 판이하게 다른 것과 같은 맥락이다.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레더 비치'는 북부지역과 흡사하게 깎아지는 절벽과 부서지는 파도가 멋진 해변이다. 이곳은 다른 해변에 비해 조금은 시크릿 하면서도 여유로운 해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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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해변에서의 떠오르는 태양빛을 맞이하고 싶다면 '라우라우 비치'를 추천한다. 이곳은 우리나라로 치자면 동해안으로 사이판에서 몇 안 되는 동쪽에 위치한 해변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사이판의 동부 지역도 물놀이가 가능한 해변이 있지만 도로 상황이 녹록지가 않다. 때문에 현지인이나 전문 프리 다이버들이 즐겨 찾는 해변인 이곳은 4륜 구동 자동차의 이동이 필수다. 가끔 오프 로드용 자동차가 아닌 소형 자동차로 이곳을 찾았다가 험한 길에서 낭패를 보는 이들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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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바라던 사이판이란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중서부 지역에 위치한 마이크로 비치다. 가장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고 가라판 중심가에 위치해 있어서 여러 가지로 편리한 해변이다. 낮에는 뜨거운 태양 아래 일광욕을 즐기거나 액티비티를 즐기는 장소로도 최적의 해변이지만, 마이크로 비치의 진면목은 해가 그 모습을 감추는 일몰 타임에 만나게 된다. 사이판을 여행 계획중이라면 최소한 이시간 만큼은 다른 일정을 뒤로 하고 마이크로 비치를 주목하기 바란다.


삶은 하나의 여정과 같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 여정 속에서
우리는 또 한 번의 힘든 순간을 이겨내고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갈 것이다.
@601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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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디자이너로 인생의 절반을 달려왔다. 언제 부터인지 사진의 마력에 미친듯이 빠져들었고 지금은 인생2막을 꿈꾸며 여행사진가로 활동중이다. instagram.com/601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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