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여행,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찾아 떠난 뮌헨-퓌센 드라이브 여정
테라노바 | 2018-07-19 06:08:22

 프롤로그 
뮌헨에서 직접 차를 몰고 다녀온 독일 남부의 작은 마을 퓌센(Füssen). 노이슈반슈타인(Neuschwanstein) 성으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퓌센은 목적지로써 뿐만이 아니라 그 여정까지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이것을 깨닫는 데에는 출발 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뮌헨 벗어나기
내겐 너무 먼 곳이었다.  학창 시절 유럽 배낭여행을 할 당시의 퓌센 얘기다. 실제 거리보다도 뮌헨에서 다녀오기에 이래저래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었기 때문이다. 짧은 스케줄 탓에 다른 더 중요한 곳을 포기해야 했다. 그렇게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아쉬웠다. 상황은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보통 배낭여행자들이 퓌센을 다녀오는 수단은 뮌헨 역에서 출발하는 로컬 기차다. 레일 패스 등을 이용하면 무료로 다녀올 수 있기에 비용은 따로 들지 않는다. 반면, 하루를 고스란히 갖다 바쳐야 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정해져 있는 기차 시간에 맞추다 보면 잠깐을 다녀오더라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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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오래전의 아쉬움을 갚아줄 기회가 왔다. 유럽에서의 일정 중 우리 부부에게 뮌헨에서 2박 3일간의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뮌헨 도착 첫날 오전은 기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아우크스부르크를 살짝 둘러보고, 오후에  뮌헨역으로 돌아와 렌터카를 픽업한 후 1박 2일로 퓌센을 다녀올 계획을 잡았다. 차를 이용한 자유로운 스케줄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한편, 오전에 기차로 가볍게 다녀오려던 아우크스부르크 여정이 꽤나 늦어졌는데, 역시나 기차 시간 때문이었다. 렌터카가 얼마나 시간 활용 면에서 유리한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어쨌든 그 바람에 뮌헨에서의 출발 시간도 예정보다 한참 늦어졌다. 당초 점심 먹고 바로 가려던 스케줄이 늦은 오후 스케줄로 바뀌었다. 그나저나 운전에 자신이 있는 데다 고속도로 위주라 네비게이션을 옵션으로 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올바른 선택이 아니었다. 몇 차례 헤매는 사고 아닌 사고가 발생했다.


오스트리아를 경유하다
독일의 고속도로, 즉 아우토반(Autobahn)은 속도 무제한으로 유명한 곳이다. 게다가 통행료도 없다. 무료 고속도로의 장점은 단지 여행비 절감 이상의 의미가 있다. 낯선 지역에서 톨비 걱정 없이 아무 곳에서나 고속도로를 들락날락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뮌헨에서 퓌센으로 갈 때 선택할만한 아우토반은 A95와 A96이 있다. A96은 서쪽으로 향하다 국도로 갈아타고 남하하면 바로 가는 길(약 125km)이고, A95는 남쪽으로 내려가다 오스트리아 방향 국도를 통해 서쪽의 퓌센으로 들어가는 루트다. A96이 좀 더 일반적인 듯했으나 우리는 A95를 선택했다. 독일의 휴양지로 유명한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Garmisch-Partenkirchen)을 경유하는 루트였기 때문이다. 지나가면서라도 한 번 훑어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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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아우토반 구간은 짧아서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국경 너머 오스트리아부터는 국도 구간. 도중에 어두워져 방향을 잃고 몇 번 당황했다. 이럴 땐 중간에 상점에서 길을 확인해가며 극복했다. 시간이 늦어져 저녁 식사를 해야겠는데, 마침 국도변 휴게소에 괜찮은 레스토랑이 눈에 들어왔다.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보니 어둠 속에서 주변 풍경이 어렴풋이 눈에 들어왔다. 달빛조차 없었으나 직감적으로 예사롭지 않은 곳임을 느낄 수 있었다. 당초 뮌헨으로 돌아갈 때는 다른 루트로 가려고 했으나 계획을 바꿔 올 때도 이쪽으로 와보기로 했다. 훤한 낮에 경치를 보기 위해서 말이다. 



주차 봉변

퓌센의 숙소 도착을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하느라 몰랐다. 다음날 아침 창문을 열자 밝은 햇살과 짙푸른 녹음에서 오는 상쾌함이 방안까지 전해졌다. 밤에는 하도 어두워 외진 곳인가 했는데, 집과 집 사이에 나무들이 많아 그렇게 느껴졌던 것이었다. 

퓌센은 작지만 밝고 활기찬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화사한 날씨 덕분이었을까? 노이슈반슈타인 성의 거대하면서도 세련된 모습 또한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보통은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하던데. 특히, 성 뒤편의 산 중턱에 오르면 계곡 사이에 걸쳐진 다리가 있다. 이 위에서 내려다보는 노이슈반슈타인 성과 퓌센 일대의 탁 트인 전경에는 카타르시스가 느껴질 정도였다. 사진으로 도저히 전하기 힘든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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퓌센 일정을 마무리하고 다시 뮌헨으로 돌아갈 시간. 나름 장거리 운전을 앞두고 있으니 점심은 퓌센에서 하고 가기로 했다. 작은 마을 내에 차를 세울 곳은 있을까 싶었는데, 그건 기우였다. 생각 외로 마을 곳곳에는 노상 주차장이 있어 차를 세우는 것 자체는 일도 아니었다. 문제는 주차 시간을 미리 정해 티켓을 끊어 놓고 가야한다는 것이었다. 잠깐이면 될 것 같아 넉넉잡고 1시간으로 끊고 다녀왔는데 점심 먹을 곳을 찾다 시간을 지체하는 바람에 15분 이상 늦게 되었다. 설마하며 돌아왔는데 귀신같이 알고 주차 단속원이 티켓을 끊고 있었다. 결국 벌금을 물고 말았다. 노상 주차장이라 해도 주차한 시간만큼 돈을 내는 우리 시스템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시간을 과하게(?) 넉넉히 끊고 가야 했던 것이다. 속 쓰렸지만 이 동네 관습이니 어쩔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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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의 티롤 지방은 전통적으로 여름, 겨울 모두 인기 있는 휴양지 중 하나다. 낮에 다시 지나는 티롤 지방은 역시나 기대했던 대로다. 험준한 산악 지형이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져 있었다. 스위스에서 많이 보던 알프스 풍경과는 또 다른 위압적인 느낌이다. 작고 소박한 마을과 역동적인 산세의 풍경이 어울리는 듯 안 어울리는 듯 묘하다. 나중에는 이곳을 목적지로 겨울에 다시 한 번 오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늘 '실행'의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생각'인 만큼 머지않아 정말로 이곳에 휴양을 오게 될 것만 같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뮌헨으로의 귀경길
다시 뮌헨으로 향하는 아우토반에 올랐다.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좋았지만, 이렇게 멋진 풍경을 그냥 휙 지나쳐버린다는 게 아쉬웠다. 독일 중북부와는 달리 남부는 경치가 다채롭다. 구릉지대가 발달하고 곳곳에 크고 작은 호수가 있어서다. 에라 모르겠다. 톨게이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우토반을 빠져나와 국도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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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어디를 가나 운전의 묘미는 국도다. 오르내리는 언덕, 집집마다 창가에 걸어 놓은 예쁜 꽃들, 그리고 가끔씩 통과하는 마을의 정겨운 분위기. 아우토반의 짜릿한 스피드가 전부는 아니었다. 이런 소소한 재미들이 모여 하나의 ‘즐거운 독일 드라이브’의 추억으로 포장되었다. 독일을 여행할 기회가 있다면 자유로움에서 느껴지는 짜릿함과 낭만을 누릴 수 있는 드라이브 여정을 한 번쯤 넣어 보기를 권해본다.



 Information 

아우토반 (Autobahn)
아우토반이란 자동차 (전용) 도로라는 의미다. 정식 명칭은 분데스 아우토반(Bundes Autobahn), 즉 연방 고속도로쯤이 되겠다. 히틀러가 만든 것으로 많이들 알고 있지만, 그 당시 본격적으로 건설한 것일 뿐 아우토반의 구상 자체는 이미 1920년대 바이마르 공화국(Weimar Republic) 시대부터 시작되었다. 1935년 프랑크푸르트-다름슈타트 구간이 처음으로 개통한 이래 지속적으로 건설되어 현재 총연장은 약 13,000km에 달한다. (2015년 기준. 출처 Wikipedia) 독일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네덜란드, 프랑스 등의 주변국 고속도로와도 연결되어 있다. 속도 제한이 없다지만, 화물차량은 80km/h로 제한되며, 통행료도 2005년부터는 12톤 이상의 화물차에 한해 부과한다. 단, 별도의 톨게이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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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남부의 고속도로망. 뮌헨에서 퓌센으로 가는 아우토반은 A95, A96 둘 중 하나를 이용하면 된다. 


<가는 길>
뮌헨에서 A95(고속도로) - 23번 국도 - (국경 넘어) 오스트리아 187번 국도 - 에어발트(Ehrwald)를 지나서 오스트리아 179번 국도 - (국경 넘어) 퓌센. 

[Tip]
- 뮌헨역 지점에서 렌터카를 픽업할 경우, 역사가 아닌 인근 주차 빌딩으로 가야 한다. 일단 차를 몰고 건물에서 나오면 바로 시내 한복판이니 사전에 차량 세팅과 작동법 숙지를 완료하고 나올 것.  
- 독일-오스트리아 국경은 울타리 하나 없이 표지판이 전부다. 하지만, 간혹 경찰차가 세워져 있고 임시로 검문하듯 여권 검사를 하는 경우가 있다. 당황하거나 의아해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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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 낯선 문화에 던져지는 것을 즐기는 타고난 여행가. 여행 매거진 트래비와 여행신문사의 객원기자로도 활동 중. 여행하며 발생한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트래비와 일본 출판사 소학관의 웹진 @DIME에 연재 중. post.naver.com/oxenho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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