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리움, '미래의 기억들' 전시회
리움(Leeum). 서울에서 종종 찾는 미술관 중 하나입니다.
다른 곳에 비해 시설도 좋고, 한적한 한남동에 자리잡아 여유를 즐기기에 좋죠.
최근에는 근처의 꼼데 가르송 샾이나 이태원을 갈 때 들르기도 합니다.
가을비 내리는 오후.
하늘은 흐리고, 오늘처럼 가을 내음이 물씬 풍기던 날... 리움을 찾았습니다.
그날 둘러 본 특별전 '미래의 기억들'을 소개해드릴까 해요.
미래의 기억이라...
살아오지 않은 시간의 기억이라는 것이 몹시 아이러니 합니다.
그래서 더 궁금하고 재미있는 주제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미래의 기억을 엿본다는 것이요.
'미래의 기억들(memories of the future)'은 제가 처음 만난 이 전시회의 작품이었는데요,
야외에서, 벽에서, 카페에서, 그리고 화장실에서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장소와 형식의 고정관념에서 이미 자유로워 진 것이지요.
이런 점은 미지의 미래와 닮아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작품엔 한국작가 6명과 외국작가 5명이 참여했고, 각각 특색있는 의미을 지녔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제가 인상적으로 본 작품 몇 점을 본격 살펴보시죠!
┃ 권오상 '사진-조각의 경계'
처음엔 정말이지 실제 같은 이 작품이 조금은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명을 보니 다소 이해가 되더군요. 사진을 찍고 입체적인 조각 위에 붙인 것입니다.
사진의 평면적인 부분을 입체적인 조각으로 극복한 것이지요.
앞서 공간과 형식의 탈피를 보여 주는 전시회란 말씀을 드렸는데
이 작품이야말로 조각과 사진의 형식을 탈피하면서 조각이 가지고 있던 허상의 이미지와
사진이 가지고 있는 현실의 이미지를 깨뜨린 것 같은 느낌입니다.
작가가 자동차나 모터바이크에 많은 관심이 있다고 하는데, 그런 것들도 많이 반영이 되었더군요.
저는 넓게 전시된 작품들을 보면서 360도로 돌아가며 작품을 구석구석 본 느낌입니다.
┃ 신미경 '남아야 만 하는 것과 녹아 없어지는 것에 대한 경계'
과거와 현대.
저기 정교하게 만들어진 항아리의 재료를 짐작 하실 수 있으시겠어요?
바로 '비누'입니다.
재료의 탈피인 셈이지요.
나무상자에 잘 포장 되어 막 열어놓은 것 같은 유물의 모습과 그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되어있는 것.
하지만 그 재료인 비누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이 있습니다.
비누는 현재, 일상의 재료이고, 또 녹아버리는 특성을 가지고 있지요.
영원히 존재하는 '유물'이 갖는 의미를 반전 시킨 느낌입니다.
특히 화장실에 있는 그리스 유물 같은 두상을 비누로 쓰는 느낌은 정말 특별한 기분이었습니다.
보기만 하는 것과는 다르게 막상 상상한 의미가 실현이 되니 더 유쾌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소피 칼 '진실과 허구의 경계'
19금 전시도 있었습니다. 누구도 통제하지 않는 19금 전시라..
어쨌든 소피칼의 진실과 허구의 경계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남편'이라는 작품은 만남에서 이별 후 타인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시진과 텍스트로 보여줍니다.
들어가기 전 단단한 의자에 앉아 텍스트를 읽고 들어가 감상하면 더 좋습니다.
이야기를 바탕으로 찍힌 것들을 보다보면 소피칼의 감각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작품이 더 재미있는 것은 기본적인 베이스가 소피칼의 저서인 '진실된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진실인지 알 수 없다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작품의 재미입니다.
또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작품 한 켠에 마련된 상영실에서는 해당 작품과 관련된 영화가 상영 중입니다.
의자가 많지 않아 좋은 타이밍에 가시면 영화를 한편 볼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지요.
┃디르크 플라이쉬만 '비즈니스와 예술의 경계'
디르크 플라이쉬만 작품이 재미있는 첫 번째 이유는
다양한 방법으로 작품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나의 열대우림농장만들기'란 주제의 작품은 사진과 사진으로 표현된 땅...
그리고 PC를 이용한 설명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표현으로 작품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포인트는 작가가 작품을 만든 과정에 있습니다.
디르크 플라이쉬만은 하나의 수익성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거기서 생긴 이윤을 다음 작품에 투자한다고 합니다.
비즈니스를 통한 예술.
사실 예술이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 '자본'임에도 불구하고
자본 자체를 작품에 이용한다는 점이 아이러니합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자본'을 위한 것을 주제로 하고,
그 주제를 통해 '예술'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는 이상적인 예술활동이 아닐까도 생각해봅니다.
┃ 역설의 순간 '미래의 기억들'
오늘 다 전달하지 못한 '미래의 기억들' 전을 다른 분들도 꼭 만나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전시도 많지 않을 뿐더러,
이렇게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좋은 건 전시장에서 느낀 바를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고,
때때로 저에 의해 작품 또한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쪼록 '미래의 기억들' 전은 아이러니하고 반전이 가득한 전시였습니다.
'미래'와 '기억'이라는 단어가 아이러니 한 것처럼 말입니다.
늘 당연하다고 느꼈던 사실에서 새로운 것을 느낄 때 우리는 큰 재미를 발견합니다.
리움에서 그런 것을 느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흐린 하늘의 리움에서 저는 이 거대한 거미와 처음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거미 뒤로 'memories of the future'가 파란 조명을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전시인 줄 몰랐을 때는 그저 촌스러운 레스토랑 간판 쯤으로 생각했었는데..
막상 작품의 하나로 보니 그 글자의 색이 점점 바래듯 흐려지는 것도.
그 언어가 가진 역설까지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가을이 되면 모든 것이 여유로워지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미리 정해지지 않은 어느 날, 이렇게 예상치 못한 즐거운 순간과 맞닥뜨리게 되지요.
전시가 끝나고 오는 길 근처 일본식 디저트 카페에서
친구와 여유로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까지...
오늘 하루는 가을의 초입에 어울리는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보고, 듣고, 마시고, 먹고, 읽고, 느끼는 수동적인 즐거움을 몹시도 즐깁니다. 수동적인 즐거움을 만나기 위한 능동적인 그 어떤 행위도 좋아합니다. 이를테면 여행 같은 게 있을까요? 제가 만난 그 수동적인 즐거움을 함께 느껴보시죠..ㅎㅎ--------------------개인 Blog : http://blog.naver.com/godfkz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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