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엠립의 아늑한 부띠끄호텔
FCC ANGKOR HOTEL
과거, 프랑스 대사관으로 쓰이던 건물을 개조한 이 호텔은 엄마와 함께 떠난 캄보디아 여행에서 머물렀던 곳이다.
호텔의 객실 이름은 독특하게도 모두 열대 과일이나 열매 이름으로 되어있는데 우리방은 'star anise'였다.
객실에 들어서자마자, 방 가득 은은히 퍼져있는 아로마오일 향이 느껴지고 널찍한 퀸 사이즈 베드가 눈에 들어온다.
맞은편으로 길다란 나무 책상과 TV, 그 아래 미니바, 침대벽 뒤로는 욕실과 화장실, 넓다란 붙박이옷장이 있는 아담한 방이었다.
짙은 월넛색의 가구들은 반들반들 윤이 났다.
침대 어디에 눕든, 커튼만 젖히면 커다란 통유리창 정면으로 수영장이 보이고 !
※ 스탠다드룸 / 디럭스룸은 방 크기와 구조에는 별 차이가 없다.
다만, view의 차이가 있다. pool view를 원한다면 디럭스룸을 선택해야 한다.
이 공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수영복만 갈아입고 열 발자국 정도 떨어진 수영장에 풍덩 뛰어들거나
파라솔이 펼쳐진 베드에 누워 책을 읽는 일. 또는 뜨거운 물 받아둔, 욕조에 몸을 푹 담그며 쉬는 일 따위였다.
매일밤마다 스파를 마치고 돌아오면 턴다운된 우렁각시의 손길과
베갯잎에 놓인 자줏빛 꽃에 감탄하게 되는 사랑스러운 나의 안식처.
이 곳에서의 오후는 평화롭다.
공간을 함께 공유하는 사람들은 늘 한갓지고 태평하다.
건물의 높이보다 몇 자는 더 커보이는 키 큰 나무를 멍하니 바라보는 사람도 있었고,
라임을 가득 넣은 모히토를 마시며 책을 읽다 잠드는 사람도 있었다.
아이패드에 가득 담아온 노래를 들릴락말락한 소리로 살짝 켜두고,
물에 젖은 몸을 햇살과 바람에 말리며 누워 있다보면 한 두시간이 지나갔다.
눈 앞에 보이는 키 큰 나무가 나를 안아서 잠을 재우는 평안함.
이 곳은 늘상 그런 바람이 분다.
아침이 되면 달빛 아래 잠든 것들이 모두 깨어난다.
아침을 먹으러 cafe로 가는 길, 직사각형의 수영장이 햇살을 품었다.
머리 위로 팬이 돌아가는 테라스 자리에 앉아서 메뉴를 주문했다.
자리에 앉아 바깥 풍경을 보니, 호텔 맞은편 강 건너 막 떠오른 태양이 동그랗게 부풀어 있었다.
내 눈에 담기는 모든 풍경에 장밋빛 햇살이 흘러 들었다.
베트남이 가까워서 그런지, 카푸치노 커피맛이 무지 좋았다.
보얀 우유거품위에 톡톡톡 뿌려준 시나몬 가루의 향은 또 얼마나 그윽하던지!
적당히 익힌 베이컨과 에그, 졸여서 더 달달해진 사과 과육이 들어간 홈메이드 버거.
팬케익은 호두와 블루베리 알갱이가 빵 사이 사이에 있어서 더욱 고소했다.
누군가 그랬다.
무소유란 소유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소유를 모르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그러나, 만족은 아는 삶이라고.
카푸치노 한 잔과 주스, 팬케익 하나와 망고 두 개의 아침에 만족할 줄 아는 삶.
씨엠립에서는 누구나 가능할 것이다.
겁 많은 여자가 듬직한 남자를 만나 여행하며 사는 삶, 유목민이 되고 싶은 한량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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