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천장을 데어도 맛있는 걸 어떡해, 타꼬야끼
본고장 오사카에서 먹는 타꼬야끼
이 세상에는 호호 불어먹어야 하는 군것질거리가 몇 가지 있다.
내가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렇게 호호 불어먹어야 하는 군것질거리가 차지하는 비율이 크기 때문인데
호빵이라든가 물오뎅, 호떡 등이 그러하다.
그리고 여기에 또 하나 추가한다면 본고장 오사카에서 맛본 '타꼬야끼'가 되겠다.
좀 믿기지 않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나는 일본에서 3년이 넘는 생활을 했는데 사실 타꼬야끼를 먹은 건 한 번정도다.
사람들이 이유가 뭐냐고 물으면 '글쎄...' 하고 말을 흐리곤 하지만, 나는 그저 본고장 오사카에서 먹고 싶을 뿐이었다.
그리하여 당도한 오사카.
도톰보리에 위치한 타꼬야끼 가게가 편의점 수보다도 많았던 듯하다.
종로에 김떡순, 노량진의 컵밥 만큼이나 많았던 타꼬야끼 가게를 보면서 여기가 확실히 타꼬야끼의 본고장이란 생각을 했다.
간사이 여행을 하는 동안 내가 먹은 요리를 꼽자면, 게요리부터 샤브샤브, 카이세키까지 고급 요리들이 즐비했지만,
그 중에 나만의 베스트를 꼽는다면 단연코 '타꼬야끼'였다. 이렇게 흔한 군것질거리인데 말이다.
어딜가도 타꼬야끼를 이용한 상품을 발견할 수 있었고 금방 만들어 낸 타꼬야끼를 호호 불어먹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오사카는 그렇게 타꼬야끼의 동네였고, 그래서 타코야끼가 이미 마스코트이나 심볼처럼 자리잡은 동네였다.
그리고 나는 그 곳을 도착해 오랜 염원(?)이었던 그것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오사카에 도착하기 전날, 팬스타에서도 타꼬야끼를 먹었다.
타꼬야끼를 포함해 조각 치킨이나 핫도그와 같이 간단한 음식이 나오는 자판기가 있었기 때문.
순전히 타꼬야끼가 먹고 싶어서라기보단 자판기 자체가 신기해서 뽑아 먹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맛은 그다지였으니... 자판기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낫다.
▲ 자판기 타코야끼. 척 봐도 맛없게 생겼다.
일단 생김새부터가 내가 봐왔던 타꼬야끼도 아니었고 냉동이었기 때문에 '본고장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도 없기 때문.
하나의 재미있는 체험이라고 생각하면 추천할 수도 있겠지만, '맛'을 위해서라면 역시 오사카에 도착하고 먹는 걸 강력추천한다.
타꼬야끼만 그런 건 아니고 다른 음식들도 마찬가지...
그러나 정작 오사카에 도착한 후, 수많은 타코야끼 가게를 목전에 두니 또 다른 고민이 생긴다.
바로 어디서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
가이드북에 실린 곳? 그랑프리 1위인 곳?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선 곳?
그러나 정답은 없을 것 같다. 고민은 필요없다. 어딜 가도 맛있을 테니까. 여긴 오사카 아니던가.
그저 괜찮아 보이는 가게에 가 주문을 하면 된다. "타꼬야끼 주세요"라고.
타꼬야끼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설명은 따로하지 않아도 될만큼 매우 간단하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들어가지 않지만(흠흠), 타꼬야끼에는 일본어로 타꼬, 즉 문어가 들어간다.
밀가루 반죽을 틀에 붓고 그 위에 잘게 자른 문어를 넣고 익어가는 상태를 봐가며 꼬챙이로 살살 돌려가면서 구워내는 것.
설명은 이렇게 간단하지만, 실제 눈 앞에서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면 어찌나 신기한지.
능숙한 솜씨로 슉슉 만들어내는 그 모습을 사진으로 담기엔 사진실력이 부족해 좀 천천히 해달란 부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천천히 천천히(ゆくり~ゆくり~)하고 말하는 소리에 맞추어 평소 움직이는 속도에 비해 한껏 느려지고 나서야
타꼬야끼를 담아내는 그의 손을 찍을 수 있었다. 참 고맙게도.
10개에 500엔 정도로 한국 돈으로 계산하면 저렴한 가격은 아닐 수도 있지만 그 맛은 500엔 이상이다.
갓 구워낸 타꼬야끼 10개에 소스를 바르기 시작하니 내 마음도 급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기다리던 본고장의 타꼬야끼가 드디어 완성되기 직전이니 말이다.
소스를 바르고 마요네즈를 뿌리고 그 위에 가츠오부시를 올리고 드디어 완성된 타꼬야끼.
받아든 타꼬야끼에서 솔솔 풍겨오는 냄새에 마음은 더 급해지고 두어 번 호호 불어서 그대로 입에 집어넣었다.
아이코 뜨거워!!! 입안 가득 뜨거운 기운이 확 퍼지고 그제서야 급한 마음에 호호호호 바람을 입안으로 가득 넣어보지만,
이미 입천장은 화끈하게 데고 말았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렇게 맛있는데.
덴 입천장을 혀로 살살 달래가며 그렇게 오사카의 밤거리를 걸어 다녔다.
타코야끼와 저녁 식사로 벌써 배가 부를 대로 불렀음에도 또 한 번 풍겨오는 타꼬야끼 냄새에 잠시 멈칫.
또 사 먹을까 고민도 한 30초 정도 할 정도로 그렇게 타꼬야끼는 내게 기대치를 채워 준 군것질거리였다.
오사카에 가면 무얼 먹어야 하느냐고? 당연 타꼬야끼다.
※우리말 표기법에 따르며 타꼬야기는 다코야키로 쓰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나,
들리는 발음 그대로의 표기에 따랐음을 이해해 주시길.
※ 취재: Get About 트래블웹진
웹디자이너로 신나게 직장생활을 하다 훌쩍 일본으로 떠났다. 그러다가 외국인 노동자의 삶을 즐기지 못해 즐기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호주로 떠났다. 또 한번 외국인 노동자의 삶을 경험하고 내국인 노동자가 되고 싶어서 돌아왔다. 오늘도 일상과 다름없는 여행, 여행같은 일상을 위해 소소한 1%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려고 노력중이다. 신난제이유 : sinnanjyo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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