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홍대스러운 치킨집
한밤중 자정으로 달려가는 시간을 따라 비례해서 격해지는 공복감.
분명 저녁을 먹을 땐 충분하고도 남을 양을 먹었지만 심히 배 고파집니다.
자정이 되면 마법이 풀리는 신데렐라. 자정에 저는 완전 반대로 주문을 외웁니다.
스스로 최면을 걸듯 중얼중얼 모든 음식은 0 kcal라고 하면서 치킨집을 찾곤 합니다.
최근엔 크리미한 소스와 크림생맥주를 파는 집들이 떠오르지만
그래도 홍대의 장수 치킨 집은 벌떼치킨, 꼬꼬순이, 그리고 레게치킨을 꼽습니다.
이중 맛과 분위기 모두 홍대스럽기 그지없는 곳은,
동교동 골목에 자리 잡은 레게치킨(Reggae chicken)!
레게치킨은 홍대 동교동 길의 터줏대감으로 벌써 6년 가깝게 유명세를 누리고 있죠.
2007년. 처음 생길 땐 망할까 걱정했는데 이젠 자리 없을까 걱정이 들 정도에요.
상수역에도 분점을 낼 만큼, 밤 12시에라도 먹을 만큼 맛난 치킨이 있습니다.
'아트' 하는 주인장
홍대 까페나 술집들은 미술이나 음악 등을 하는 분들이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문을 연 집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게에 그분들의 예술적 취향이 녹아들어 독특하고 분위기가 있지요.
최근엔 그런 멋과 맛이 있는 집들이 거대 상권에 밀려서 홍대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지요.
홍대 예술가들의 아지트 이리까페도 상수 쪽으로 이사가고, 문 닫은 까페들도 꽤 많아요.
홍대 토박이 리치몬드 제과점마저 사라지고 작고 독특한 까페들도 많이 없어졌어요.
특히 큰 프랜차이즈 까페가 홍대에 들어서는 걸 보면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요.
그 가운데 홍대 레게치킨은 처음 만든 모습 거의 그대로 몇 년째 머물고 있죠.
홍대 레게치킨은 밴드 머스탱스 드러머 류광희씨가 차린 치킨집입니다.
범접할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
지나갈 때마다 카레풍 튀김냄새가 발목을 낚아채고
눅진끈적한 레게 풍의 음악이 쉴새없이 귓가로 엉기는 치킨집.
초록 빨강 노랑, 자메이카 국기, 요상스런 불빛 새어나오는 가게.
작고 괴이쩍은 분위기. 이런저런 홍대 공연 전시 포스터가 붙어 있죠.
문신한 여자, 레게파마한 남자, 힙합바지 입은 아저씨, 피어싱한 언니.
십대부터 희끗한 머리칼의 아저씨. 넥타이 단정하게 맨 정장 입은 회사원까지.
길가로 나간, 허름하기 짝 없는 탁자에서라도 먹고자하는 손님이 끊이지 않습니다.
조도 낮은 불빛 때문에 좁아터진 자리 때문에 옆 사람과 퍽이나 가깝게 앉게 됩니다.
자리 잡고 앉아 음악에 몸을 싣고 분위기에 푹, 젖어서 이야기 삼매경에 빠지는 맛이 있죠.
매력적인 카레맛 치킨
자그르르 끓어오르는 기름 소리가 귀에 들리고,
바삭바삭 튀겨 지는 닭 냄새가 식욕을 자극합니다.
치킨보다 먼저 손을 뻗는 건 튀긴 감자와 양파입니다. 양보 못할 맛이에요.
포실포실 속 익고 파삭파삭 겉 튀긴 웻지 감자, 달큰하게 속 익은 큼직한 양파.
허브향과 카레향이 배어들어 독특한 매력을 지닌 튀김옷이 두꺼우면서도 바삭해요.
매일 들어오는 생닭에 와인, 커리, 파히타 시즈닝 등 여러 가지 허브로 염지했다 합니다.
마리네이드 잘하면 고기 잡내가 사라지면서 간도 잘 맞고 독특한 풍미가 생겨 좋아요.
두껍고도 파삭한, 노릿한 카레 닭튀김옷. 카레냄새 후추냄새! 스파이시합니다.
카레 섞인 고소한 팝콘을 중간중간 맥주 안주로 먹고
마늘 후추냄새 물씬 나는 매콤한 소스에 닭 한쪽 찍어 먹고
새콤달콤하게 잘 절인 무와 피클을 먹고. 손이 쉴 새가 없습니다.
카레 향 좋은 바삭한 치킨에 시원한 맥주 한잔을 뺄 수가 없지요.
여긴 독일의 크롬바커와 중국 칭다오 병맥주를 주로 판매하고 있어요.
독일의 유기농 맥주 카나비아와 벨기에 수도원 맥주 레페브라운도 있습니다.
전 에일 맥주류를 좋아하지만 때때로 라거 마실 땐 칭다오를 즐겨요.
중국 청도, 칭다오에서 꼬치 먹을 때 칭다오 맥주 참으로 많이 먹었었어요.
정향이니 뭐니 독특한 향신료 뿌린 양꼬치에 시원하게 받쳐주던 그 시원한 맛.
여기서도 카레맛 치킨에 맑은 라거, 중국 청도 라오산 물맛 자랑하는 칭다오를 땁니다.
꿀꺽꿀꺽 맥주 마시며 긴 겨울밤인데 짧다하며 레게음악 사이로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자유분방함을 꿈꾸는 늦은 밤
붉고 어둑한 조명을 두고 작은 탁자에 가까이 앉아,
서로의 이야기에 웃고 때로 심각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동으로 몸 움직이게 만드는 레게음악소리에 귀 기울이며,
늦은 밤 내일 출근시간을 걱정하면서도 이야기 멈추지 못했습니다.
그냥 회사 다닐 뿐인, 어제와 오늘이 비슷한 하루하루를 사는지라
막연하게 꿈꾸는 자유분방함은 이런 곳에서나 연하게 느낄 뿐입니다.
신나고 낭만적인 삶을 꿈꾸지만 차마 그렇게 행동으로 옮기진 못하구요.
그래도 꿈꾸는 낭만들을 풀어 낼 수 있는 사람과 공간이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끔은 이런 자유분방함과 독특함이 녹아든 곳에서 맛있는 걸 실컷 먹으면서
마음껏 자유롭게- 분방한 꿈들을 꾸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
홍대 레게치킨
- 전화 : 02-333-3438
- 주소 : 서울 마포구 동교동 147-19
홍대역 3번 출구로 나와서 동교동 방향 까페 (5:59에서 좌회전 후 50m 거리)
- 메뉴 : 레게치킨 (16000), 킹스통 윙 (12000), 자마이카 샐러드 (10000)
크롬바커 생맥주 500ml (7000), 칭다오 640 ml (5000), 레페브라운 (6000)
콜라 (3000), 복숭아아이스티 피처 (8000), 데낄라 썬라이즈 (7000) 등
- 영업 : 월-목 (오후 4~5시부터 새벽 1시 55분까지)
금-토 (오후 4~5시부터 새벽 2시 55분까지)
일 (오후 4~5시부터 새벽 0시 55분까지)
- 웹페이지 : http://reggaechicken.net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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