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의 반전매력?
승마에 유리공예까지, 엔터테인먼트가 가득하다!
서울에서 출발해 시화방조제를 지나 대부도로 향했다.
오랜만에 승마장에 들르기로 한 터라 살짝 마음이 들 떠 있었다.
비록 한창 승마를 배울 때, 말의 리듬을 타며 따그닥 따그닥 달리는 동작인 구보 배우기에 실패한 경험이 있지만,
그래도 좌속보와 경속보를 하거나 혹은 말의 목덜미를 투덕투덕 만져 주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질 것 같았다.
나도 TV 속 주인공? - 베르아델 승마클럽
시화방조제를 지나 영흥도 방향을 따라 가니 ‘베르아델 승마클럽’이 나왔다.
가는 길에 도로안내표지마다 ‘승마장’이라고 이 곳을 알려주고 있는 것을 보니 대부도가 자랑하는 곳임이 분명했다.
입구를 들어가 쓱 둘러보는데, 어라? 상당히 낯이 익다.
알고 보니 최근엔 SBS 드라마 '야왕'과 MBC 예능 '우리 결혼했어요'가 이곳에서 촬영을 했고,
과거엔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와 '아가씨를 부탁해' 등도 촬영했었다고 한다.
괜히 내가 TV 속 주인공이라도 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실내 승마장을 둘러 보니 방송팀들이 탐낼 수밖에 없는 곳이다 싶었다.
서울 근교와 제주도 등의 승마장 수십 곳을 가보았지만 이만큼 실내 승마장이 예쁜 곳은 아직 못 본 것 같다.
자외선이 차단되는 특수유리로 만들었다는 초대형 돔은 스테인드 글라스 작품이 멋진 유럽의 성당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승마 트랙 밖엔 말들의 숙소가 있었는데 각 방마다 이 곳에 있는 55마리 말들의 각자 이름과 특징이 소개된 안내판들이 붙어 있었고,
상당히 깨끗이 관리되고 있었다. 호텔로 치자면 별4개쯤은 붙여줘도 좋을 것 같은 마구간이었다.
승마 체험을 하러 온 어린이 손님들이 많았는데, 어린이들이 타기에도 안전한 온순한 말들과 어린이들을 인솔하는 교관들이 꽤 많은 듯 했다.
어린이들 속에 섞여 ‘샤론’이란 이름의 미니 포니 빗질을 좀 해주다가, 오랜만에 말을 타보기 위해 나도 헬맷과 조끼, 장갑을 착용했다.
그런데 사실 신나 하는 아이들 사이에서 나는 좀 긴장을 했던 것 같다.
어쩜 이렇게 오래 경험해봐도 무서움이 극복이 안 되는지, 그래도 계속 타고 싶은 건 또 뭔지….
체험 코스는 말 그대로 트랙 안에서 말 위에 오르고, 등좌(발걸이)에 발을 걸고, 고삐를 잡고 평보(걷기)를 하다가 방황 전환하는 법을 배우고
살짝 속보(빠르게 걷기)를 경험하는 정도의 체험을 할 수 있는 코스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말과 교감하기를 배운다.
말이 잘 걷거나 뛰었다고 생각될 때마다 수시로 목덜미나 엉덩이를 두드리며 칭찬을 해주면 된다.
그래, 그 느낌이 그리웠던 것 같다. 말의 찰진 근육을 두드려 주며 나를 태워줘서 정말 고맙다고 마음을 전할 때 내 진심이 통하길 바라는 마음,
그렇게 말과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그 느낌 말이다.
20분 여의 체험은 참 알찼고, 다음 기회엔 좀 더 길게 강습을 받아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베르아델 승마클럽에서는 승마 체험 외에도 할 수 있는 것이 참 많았다. 여름에는 수영장과 갯벌체험장도 운영하고,
카페와 한식당, 게스트하우스 등도 있어서 대부도의 자연과 말을 동시에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었다.
돌아오는 봄에는 대부도의 꽃길과 해변길을 걸을 수 있는 외승에 도전해보기로 마음을 먹으며 승마장을 떠나왔다.
베르아델 승마클럽(www.horseride.co.kr)
- 승마 체험 : 45,000원(승마시간 20분), 80,000원(40분)
- 자유기승 : 100,000원(60분)
- 외승 : 100,000~200,000원
한국의 무라노가 여기 있었네? - 유리섬
승마장에 가는 길에 ‘유리섬(Glass Island)’이라는 근사한 장소가 보였다.
‘저긴 뭐지?’ 큰 물음을 가슴에 안고 있다가 승마 체험이 끝난 후 유리섬에 들러 보았다.
유리공예를 하는 곳이라고 대략 추측을 했는데, 작품 관람뿐만 아니라 공연 관람과 유리공예 체험을 할 수 있고
산책을 하기에도 좋은 넓은 공원이 있는 종합문화 휴양공간이었다.
유리공예 천국으로 불리우는 이탈리아 무라노섬에나 가야 볼 수 있을 것 같았던 작품들을 대부도에서 만나게 되다니
여행 경비를 아끼기라도 한 듯(?)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여러 작품들 중 <My Little Friend>라는 전시회에서 본 작품들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초등학생 아이들이 ‘친구’를 주제로 그린 그림과 그를 본 따 만든 유리공예 조형물을 함께 볼 수 있도록 해놓은 재미있는 기획의 전시회였는데,
아이들이 1차원 평면에 그려 놓은 ‘하늘을 나는 강아지 우주선’ ‘텔레비전 로봇’ 등의
상상력 넘치는 형상들을 작가들이 재해석하느라 고생 좀 하지 않았을까 싶어 살짝 미소가 지어졌다.
체험장에선 유리 표현에 무늬를 새겨 나만의 유리컵을 만드는 과정을 참관할 수 있었는데, 한 아이가 만들어 낸 컵을 보니 꽤나 그럴싸해 보였다.
시간이 부족해 직접 체험을 해보진 못했지만 이 곳에선 2만원이면 목걸이, 반지, 키홀더, 티스푼, 유리컵 만들기 등의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아이가 만든 컵 하나에 온 가족이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걸 보니 그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아 보였다.
또한 200여 명이 들어갈 수 있는 공연장도 있었는데, 1200도 이상의 고온의 유리를 블로우 파이프(blow pipe)를 이용하여
다양한 유리 조형물을 제작하는 과정을 공연 형식으로 하루 3~4회 선보인다고 한다.
수년 전 일본 오타루에서 정신을 놓고 블로우 파이프 작업 과정을 지켜봤던 기억이 오랜만에 떠올랐고,
유리섬도 무라노나 오타루만큼 국제적으로 유명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유리섬 내에 위치한 ‘레스토랑 무라노’에서 식사를 하고는 유리섬을 떠나 오기 전 빼먹을 수 없는 코너, 기념품 숍에 들러 또 한참 정신이 팔렸었다.
수 만원 하는 기념품들도 많았지만 머리핀, 반지, 브로치 등 1만원 안팎이면 살 수 있는 것도 많았다.
그리고 고심 끝에 나를 위한 반지를 하나 골라 들고 대만족 해 큰 미소를 지으며 유리섬과 작별 인사를 했다.
몸은 튼튼, 마음은 풍족해질 수 있었던 대부도에서의 체험.
정말 더 이상 대부도가 칼국수 먹으러 가는 곳으로만 인식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유리섬(www.glassisland.co.kr)
- 입장료 : 성인 10,000원, 청소년 9,000원, 어린이 8,000원
- 공연 시간 : 11:30~12:00, 14:30~15:00, 16:30~17:00, 19:00~19:30(야간개장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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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 Get About 트래블웹진
사회복지와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고, 주중에는 한 대학교의 홍보담당 직원으로서, 주말에는 지구별 방랑자로서 성실하고 즐겁게 그리고 둥글게 살아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청년으로 살아가길 희망한다. 서핑에 입문해 좌충우돌 했던 이야기를 담아 2012년 여름, '서핑에 빠지다'를 출간했다. http://blog.naver.com/mwa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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